[우보세]5G, 세계 최초 보다 중요한 건..

임지수 기자
2018.11.29 04:00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KT 화재는 IT 강국 대한민국의 맨 얼굴을 드러낸 것이다. 5G를 세계최초로 상용화한다고 자랑하지만 그 내실은 어떤 지를 냉철하게 인정하고 확실히 보완해야 한다.”

KT 아현지사 화재 이후 이낙연 국무총리가 국무회의에 참석해 격노하며 던진 말이다. KT 아현지사 화재 사고로 인한 통신 대란이 지속되면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가 5G(5세대 이동통신) 전략 간담회 일정을 모두 취소했다. 하지만 계획대로 다음달 1일 5G 전파를 첫 발사한다며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버라이즌이 지난달부터 현지 일부 지역에서 5G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이동통신이 아니라 고정형인데 제대로 된 요금상품이 없다는 점에서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5G 서비스 상용화에 성공했다는 게 정부와 이통사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5G 상용화 역시 허울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와 이통3사의 첫 5G 상용화는 휴대전화 단말기가 아닌 모바일 라우터, ‘동글’ 방식으로 이뤄진다. 주로 기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판매할 예정이다. 일반 소비자들이 사용하는 5G 스마트폰 출시는 내년 3월로 예정돼 있다.

서비스 지역도 서울 일부 지역에 불과하다. 이통사는 아직까지 제대로 된 비즈니스 모델도 마련하지 못했다. 일부 이통사의 경우 첫 5G 전파 송출을 한달도 채 앞두지 않은 이달 초에야 5G 장비업체 선정을 겨우 마무리 지었다. 망 품질 관리·안전 대책이 후순위로 밀린 것은 당연하다.

이번 KT아현지사 화재는 단순히 유·무선 통신 두절에 그치지 않고 TV 시청, 카드결제, 병원 진료까지 ‘올스톱’ 되는 등 큰 피해를 낳았다. 피해 지역도 서울의 4분의 1에 달했다. 메인 국사를 이어주는 단순 경유지로 관리등급 상 정부 감독이 필요없는 D급 시설에서 발생한 화재지만 그 파급력은 엄청났다. 화재가 발생한 지 닷새가 지났지만 완전 복구되지 않아 불편을 호소하는 곳들이 많다.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홈 서비스가 보편화되는 5G 시대에 이같은 사고가 ‘사회마비’ 수준의 대란으로 이어져 피해는 훨씬 커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자율주행차가 한순간 멈춰 설 수 있고, 건물 승강기가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다. 이 총리의 질타처럼 이번 KT 화재는 ‘초연결사회의 초공포’를 예고한 것일 수 있다.

이번 KT아현지사 화재 원인으로 부실한 통신망 관리, 미흡한 안전 대책이 꼽히는 만큼 5G 시대에는 제대로된 안전 대책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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