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학습과 기억,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새로운 뇌 신경회로와 원인유전자를 발견했다.
한국연구재단은 심인섭 경희대 의과대학 교수, 김철희 충남대 교수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이 인지·발달장애 및 뇌 질환 관련 새로운 원인유전자(GNG8)와 신경회로(고삐핵)를 찾아냈다고 8일 밝혔다.
연구팀은 앞서 뇌 고삐핵에서 ‘삼돌이’ 유전자가 발현되지 않으면 자폐증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밝힌 바 있다. 삼돌이는 신경계에서 발현되는 사이토카인(신체 방어체계 조절하는 신호물질) 유전자다. 자폐증 관련 핵심 인자로 알려져 있다. 지난 2006년 충남대 김철희 교수 연구팀 등이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삼돌이로 명명하고, 2018년 자폐증과의 관련성을 보고한 바 있다.
연구진은 그 상세기전을 알아내기 위해 삼돌이처럼 뇌 고삐핵에서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새로운 유전자를 찾고자 했고, 인지장애와 관련된 유전자 ‘GNG8’을 발굴했다.
뇌 고삐핵은 정서·혐오·수면 등의 감정조절에 관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인지기능과의 관련성은 알려져 있지 않았다.
연구팀은 실제 유전자 가위 기술로 GNG8 유전자를 자른 생쥐에서 장기기억 및 공간학습 장애 등의 인지력 저하가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나아가 인지기능 저하가 뇌 고삐핵에서의 아세틸콜린 생성이 감소된 결과라는 것도 밝혀냈다.
신경세포 간 연결을 돕는 아세틸콜린이 적게 만들어지거나 뇌내 콜린성 신경세포의 수가 줄면 인지기능 저하로 이어진다. 실제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기억력 손상 완화에 아세틸콜린분해효소 저해제가 쓰이고 있다.
정상생쥐에 비해 GNG8 결손생쥐에서는 기억·학습을 조절하는 대표적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 및 그 합성효소가 현저히 적게 생성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학습 및 기억과 관련된 뇌 시냅스 가소성 지표인 해마의 장기 강화(LTP)가 현저하게 감소됐다.
실제 아세틸콜린 신호전달을 강화시키는 화합물을 투여하자 생쥐의 장기기억 및 공간학습 장애가 회복됐다.
심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새로운 뇌 신경회로와 유전자가 밝혀졌다”며 “이를 표적으로 하는 인지, 기억, 신경퇴행 관련 질환 치료제 개발 연구의 단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신경과학, 정신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몰레큘러 사이키아트리’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