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찐 후 밤마다 뒤척뒤척…'불면증' 원인 찾았다

류준영 기자
2020.11.09 13:00
불안정한 수면 이미지/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연구진이 수학적 모델을 이용해 비만과 치매, 노화가 어떻게 불안정한 수면을 유발하는지를 밝혀냈다.

카이스트(KAIST) 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 연구팀은 수학적 모델을 이용해 세포 내 분자 이동을 방해하는 세포질 혼잡이 불안정한 일주기 리듬과 수면 사이클을 유발한다고 8일 밝혔다.

뇌 속 생체시계는 인간이 24시간 주기에 맞춰 살아갈 수 있도록 행동과 생리 작용을 조절한다.

이를테면 밤 9시경이 되면 우리 뇌 속에서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를 유발해 일정 시간 수면을 취할 수 있게 한다.

생체시계 원리는 포유류의 일주기 리듬을 통제하는 ‘PER 단백질’에 의해 이뤄진다.

이 단백질이 매일 일정 시간에 세포핵 안으로 들어가고 PER 유전자의 전사를 스스로 억제하는 음성피드백 루프를 통해 24시간 주기 리듬을 만든다.

하지만 다양한 물질이 존재하는 복잡한 세포 내 환경에서 어떻게 수천 개의 PER 단백질이 핵 안으로 일정한 시간에 들어갈 수 있는지는 오랫동안 생체시계 분야의 난제로 남아있었다.

연구팀은 세포 내 분자의 움직임을 묘사하는 ‘시공간적 확률론적 모형’을 자체 개발하고, 이를 통해 분석해본 결과, PER 단백질이 세포핵 주변에서 충분히 응축돼야만 동시에 인산화돼 핵 안으로 함께 들어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김 교수는 “인산화 동기화 스위치 덕분에 수천 개의 PER 단백질이 일정 시간에 함께 핵 안으로 들어가 안정적인 일주기 리듬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PER 단백질의 핵 주변 응축을 방해하는 지방 액포와 같은 물질들이 세포 내에 과도하게 많아져 세포질이 혼잡해지면 인산화 스위치가 작동하지 않아 불안정한 일주기 리듬과 수면 사이클이 유발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비만·치매·노화가 세포질 혼잡을 일으켜 수면 사이클의 불안정을 가져온다고 밝혔다. 즉, 세포질 혼잡 해소가 수면 질환 치료의 핵심임을 제시한 것이다. 김 교수는 “이번 성과를 통해 수면 질환의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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