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유튜브 아태지역 총괄 부사장인 거텀 아난드가 한국을 저격했다. 현재 국회가 논의하고 있는 망 사용료 의무법안(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입법화되면 한국 크리에이터 커뮤니티에 영향을 미치고 한국에 대한 투자 기회를 저해할 수 있다는, 일종의 '협박'에 가까운 내용이었다.
우선 그동안 유튜브가 국내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얼마나 대단한 투자를 단행했는지 의문이다. 오히려 국내 크리에이터들이 유튜브와 구글을 먹여살려왔다. 수만명에 달하는 1인미디어 콘텐츠 창작자의 기반 위에서 구독자 100만명이 넘는 국내 유튜버만 수백명이다. 지난달 슈퍼챗 전세계 순위에서 100위권에만 13명의 한국인 유튜버가 포함됐다.
구글코리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020년에 비해 90% 가까이 늘었다. 구글 광고수익과 함께 유튜브에서 얻은 수수료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구글은 배를 불리지만 정작 유튜버들은 시청자들이 기부 형식의 슈퍼챗을 보내줘도 액면가의 절반에 못 미치는 금액만 손에 떨어진다고 하소연한다. 세금 등도 포함됐지만, 유튜브에서 가져가는 수수료가 어마어마하다는 방증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는 아난드 부사장이 말한 "한국 크리에이터 커뮤니티에 영향을 미친다"는 말이 무섭게 다가온다. 망 사용로 의무화가 도입되면, 그 부담을 고스란히 유튜버들에게 전가하겠다는 선언으로도 읽힌다. 아난드 부사장의 말은 "영향을 미친다"지만, 그 뜻을 따져보면 "영향을 미치겠다" 내지는 "늘어나는 비용만큼 수수료를 더 걷겠다"로도 읽힐 수 있다.
사실 구글이 한국을 무시한 게 처음은 아니다. 이미 인앱결제 강제를 방지하는 국내 법을 우회하면서, 아웃링크를 삽입하는 국내 콘텐츠 창작자들에게 "앱을 지워버릴 수 있다"는 협박을 서슴지 않은 바 있다. 그동안 콘텐츠를 제공해 구글 생태계를 풍성하게 만들던 창작자들에 대한 일말의 존중도 읽히지 않는다.
기업 입장에서 정부 정책에 반기를 들 수도 있고, 소송을 불사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동안 자신들을 먹여살려온 콘텐츠 제작자들을 인질로 삼고 그들의 목숨줄을 지렛대 삼는 대응은 곤란하다. 이런 식의 협박질에 매번 휘둘리는 일이 반복된다면, 크리에이터와 유튜브 모두 공멸의 길로 갈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