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가 22개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출연연) 기술료 성과에 대한 특정 감사를 실시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NST는 25개 출연연을 지원·육성·관리하는 기관으로, 올해 초 연구 몰입 환경을 조성한다는 목적으로 자체 감사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그러나 연구계에선 출연연 종합 감사 단골 소재인 '기술료'를 특정해 NST가 외려 감사를 강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출연연 등에 따르면 NST는 지난달 31일부터 오는 18일까지 22개 출연연에 대한 '경상기술료 현황'을 특정 감사하고 있다. NST 감사위원회는 출연연에 '감사 자료 제출이 지연되는 등의 경우 특정 감사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고도 통보했다.
이번 감사에서 제외된 3개 기관은 한국천문연구원·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한국전기연구원이다. 연구 기관 특성상 기술료 수입이 없거나 올 상반기 감사 대상 기관은 제외됐다.
NST가 감사에 착수한 '경상기술료'는 기술에 대한 로열티(이용료)를 일정 비율로 체결하는 계약이다. 예컨대 A 출연연이 B 기술을 C기업에 이전할 경우, 매년 C기업 매출의 몇 퍼센트(%)를 받는 형식이다.
그러나 출연연 기술사업화 담당 부서장들은 기업 매출을 출연연이 조사할 수 없을뿐더러 기술료 이슈는 출연연 감사의 단골 소재라고 지적한다. 상위 부처 중복 감사를 줄이고, 연구 몰입 환경을 만들겠다는 감사위원회가 오히려 감사 부담을 늘리고 있다는 불만이다.
앞서 김복철 NST 이사장은 취임 초부터 '감사 일원화' 필요성을 제기했다. 당시 김 이사장은 "연구 현장이 지난 40여년 간 관리와 감사 중심으로 시스템이 만들어졌다"며 "그런 시스템을 걷어내고 연구 몰입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NST가 감사를 일원화하겠다"고 밝혔다.
NST는 이를 위해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과기출연기관법)을 개정했다. 법에 'NST는 연구기관을 대상으로 자체 감사를 실시하며 이를 수행하기 위한 전담 조직을 두어야 한다' '연구기관에 대해 외부감사의 부담을 경감하는 등 연구기관의 특성을 반영한 감사제도 확립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등의 문구를 넣었다.
하지만 연구 현장에선 이번 감사가 김 이사장의 공언이나 법령 개정취지에 배치된다는 불만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NST에 감사 기능 대부분을 넘겼지만, 여전히 과기정통부도 일부 출연연과 기술료 관련 이슈를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감사원은 지난 4월 8년 만에 출연연 3곳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올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서도 기술료 이슈가 다뤄진 만큼, 연구 현장에선 중복 감사라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이에 대해 NST는 관련 문제를 들춰내기 위한 감사라기 보다는 사전 예방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백종대 NST 감사2부장은 "국가연구개발혁신법 제정 이후 경상기술료에 대한 제도 점검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출연연이 기업과 기술료 계약 체결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는지 제도 미비점은 없는지 살펴보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