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앱 시장에선 유독 '2인자'들의 반란이 빛나는 한해였다. 카카오톡, SOOP(숲, 옛 아프리카TV), 멜론 등 각 분야에서 오랜 기간 철옹성처럼 버티던 앱들이 경쟁사에 밀리며 체면을 구겼다. 거대 자본력과 브랜딩 파워를 동원한 국내외 빅테크들의 공격적인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31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산정 방식 업데이트로 올해 2월 조정된 집계 발표) 유튜브 M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4564만5347명(이하 안드로이드, iOS 합산)으로 카카오톡(4554만367명)을 약 10만명 차로 따돌리고 국내 앱 이용자 수 1위를 차지했다. 카카오톡이 국내 앱 사용량 순위에서 왕좌를 빼앗긴 것은 집계를 시작한 후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선 유튜브 MAU 증가 일등 공신으로 유튜브 숏폼(짧은 영상) 서비스인 '쇼츠'를 꼽는다. 유튜브는 2021년 쇼츠를 론칭한 후 지난해 2월부터 크리에이터에게 광고 수익 창출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쇼츠 콘텐츠 확대에 기여했고, 유튜브 이용자를 늘리는 데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유튜브와 유튜브뮤직을 연계한 '유튜브 프리미엄'(월 사용료 1만4900원) 전략은 음원 플랫폼 시장까지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12월 유튜브뮤직은 MAU 740만2505명을 기록,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멜론(728만5813명)을 제치고 국내 음원 플랫폼에서 처음 1위에 올랐다. 원래 유튜브뮤직의 이용료는 월 1만1900원이다. 하지만 유튜브는 2020년 9월부터 광고 없이 영상을 감상하는 유튜브 프리미엄 이용자에게 유튜브뮤직을 무료로 제공했다.
이는 노림수로 적중했다. 사실상 1만4900원만 지불하면 유튜브와 유튜브뮤직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어, 유튜브 프리미엄 이용자들은 굳이 다른 음원 플랫폼을 이용할 유인이 사라지게 된다. 이는 유튜브뮤직 이용자의 '록인'(Lock-in)을 이끌어 내는 동시에, 토종앱 이용자 수 감소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개인방송 스트리밍 플랫폼 시장에서도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지난해 12월 베타서비스로 시작한 네이버(NAVER)의 치지직은 지난달 MAU 242만1729명을 기록, 출시 후 처음 SOOP(240만3497명)을 제치고 국내 스트리밍 플랫폼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치지직은 네이버의 타 서비스와의 연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에서 성장 잠재력도 크다.
배달앱 업계에선 쿠팡이츠의 진격도 눈여겨볼 포인트다. 쿠팡이츠는 올해 3월 625만8426명의 MAU를 기록하며, 요기요(570만9473명)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물론 배달의민족(2185만9179명)과의 격차는 여전히 크지만, '무료배달' 등의 전략으로 이용자를 확보하며 배달의민족을 야금야금 쫓아가고 있다. 쿠팡이츠의 지난달 MAU는 879만287명으로 올해 1월 대비 58.8%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배달의민족 MAU는 3.5% 감소했다.
아울러 올해는 구글, 네이버, 쿠팡 등 거대 자본력을 동원한 전통 빅테크들이 순위를 치고 올라오는 모습을 보였으며, 이 같은 기조는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비록 각 업계에서 오랜 기간 1위를 지킨 앱들도 플랫폼 파워와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구글 등의 빅테크 공세를 막아내지 못했다"며 "빅테크들은 국내 앱시장에서 더 큰 성장을 이뤄갈 것이기에 순위가 밀린 업체는 단순 서비스 경쟁이 아닌 차별화된 서비스와 전략으로 승부수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