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 연구 성공하려면…'과학자의 호기심' 존중해야"

박건희 기자
2025.10.24 05:00

[인터뷰] 문지 바웬디 美 MIT 화학과 교수
'양자점' 입자 합성법 개발 공로…2023년 노벨화학상 수상

23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2025 대한화학회 추계 학술발표회에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문지 바웬디 미국 MIT(매사추세츠공대) 화학과 교수. 바웬디 교수는 양자점(퀀텀닷)을 발견, 상용화의 물길을 튼 공로로 2023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사진=한국과학기자협회

"성공한 연구의 비결은 과학자의 자율성에 있습니다. 철저한 관리·감독이 아니라 호기심을 존중할 때 기초과학이 성공합니다."

2023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문지 바웬디 미국 MIT(매사추세츠공대) 화학과 교수는 23일 경남 창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처럼 말했다. 바웬디 교수는 '2025 대한화학회 추계학술 발표회의'의 기조강연자로 초청받아 한국을 방문했다.

바웬디 교수는 양자점(퀀텀닷) 합성법을 개발한 공로로 2023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양자점은 입자 크기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는 나노입자다. 양자점 발견으로 인류는 자연의 색깔을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게 됐다. TV, 모니터 등으로 흔히 접하는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이가 대표적이다.

바웬디 교수는 "기초과학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호기심"이라며 "우리가 쓰는 소자, 광섬유, 태양광, 전자레인지 같은 기술은 과학자가 호기심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부여한 연구실에서 나왔다"고 했다.

정부나 기관이 과학자에게 연구목표와 지침을 선제시하는 하향식(톱다운) R&D(연구·개발) 시스템에 대해서는 "유연성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과학은 선형적(lineal)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다양한 연구를 하던 중 생각하지 못한 발견을 하고 다른 곳으로 뻗어 나갈 수 있다"며 "유연함 없는 목표지향성은 오히려 효율성을 떨어트린다. 동그라미라고 믿었던 게 사실 동그라미가 아닐 수 있는데 (목표 때문에) 그 틀에 맞추려고 하면 실패한다"고 했다.

한편 바웬디 교수는 과학기술 연구에 AI(인공지능)를 접목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나도 연구실에서 AI를 활용하지만 이를 과하게 이용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LLM(거대언어모델)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도 과학자의 교정을 거치지 않고서는 연구에 활용될 수 없다"며 "AI는 연구를 위한 도구다. AI가 과학의 혁신과 발전을 대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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