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우리나라에 이어 세계 최대 R&D(연구·개발) 혁신 프로그램 '호라이즌 유럽'의 준회원국이 된다. 아시아 두 번째다.
8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일본은 지난해 12월 22일 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와 호라이즌 유럽 준회원국 가입을 위한 협상을 타결했다. 최종 서명은 올해 초 체결 예정이다.
일본은 한국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호라이즌 유럽 준회원국이 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7월 'EU와 대한민국 간 대한민국의 EU 프로그램 참여에 관한 협정'에 서명하며 아시아 첫 호라이즌 유럽 준회원국이 됐다.
호라이즌 유럽은 세계 최대 R&D 공동체다. 27개 유럽연합 소속 국가와 영국,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캐나다 등 19개 준회원국이 참여 중이다. 2027년까지 약 150조원을 보건·의료, 기후·에너지, 기초과학 분야 국제공동 R&D에 투자한다.
막대한 공동 재원을 활용해 대형연구를 수행하며 여러 국가 연구진과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게 호라이즌 유럽의 이점이다. 특히 일반 참여국과 달리 준회원국은 유럽 국가와 동등한 위치에서 직접 연구 주제를 선정하고 컨소시엄을 꾸릴 수 있다. EU 절차에 따라 과제가 선정되면 별도의 국내 평가없이 연구자가 호라이즌 유럽 예산에서 직접 연구비를 가져오는 구조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1년 앞선 2020년 EU 집행위에 호라이즌 유럽 가입 의향서(Lol)를 제출했지만, 아시아 최초 가입이라는 타이틀은 놓치게 됐다. 우리나라는 2021년 EU에 가입의향서를 내고 2024년 가입 협상을 타결한 후 최종 서명 전인 2025년 1월부터 준회원국 자격을 얻었다. 일본 역시 아직 최종 서명 전이지만 이달부터 준회원국 자격을 얻는 것으로 알려졌다.
EU 집행위에 따르면 일본은 우리나라처럼 '필라 2'(Pillar 2) 분야에 참여하게 된다. 필라 2는 호라이즌 유럽의 3개 주요 프로그램 중 하나로 약 85조원 규모다. 글로벌 도전과 산업 경쟁력'이라는 큰 틀 아래 △보건의료 △디지털 산업·우주 △기후변화·에너지·모빌리티 6개 클러스터로 나뉜다.
다만 일본은 미국 위주의 공동연구를 수행해 온 우리나라와 달리 유럽과의 공동연구가 오래전부터 활발했다는 특징이 있다. 벨기에 기반을 둔 유럽 과학기술 정책 전문지 '사이언스 비즈니스'는 "일본 연구진은 EU 연구에 익숙하기 때문에 2026년부터 바로 연구를 본격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가입 이전에도) 일본 84개 기관이 호라이즌 유럽에 169회 참가해 125만 유로(약 21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수주한 바 있다"고 했다. 이 중 3분의 1은 자연과학 분야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우리나라는 올해 약 120억원 규모의 예산을 호라이즌 유럽 분담금 등으로 투입한다. 아울러 한국을 중심으로 환태평양 국가가 모인 '환태평양 다자연구협력 플랫폼'을 기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