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출시돼 올해 10살이 된 삼성전자의 AI 음성 비서 '빅스비'가 갤럭시 AI 어벤저스의 중심축으로 거듭난다. 오는 26일 열릴 삼성전자 언팩에서 빅스비는 '디바이스 에이전트'이자 생성형 AI와의 연동으로 사용자 의도를 파악, 설정 변경·문제 해결까지 수행하는 에이전틱 AI로의 변신을 예고했다.
"휴대폰 음량 줄여줘", "음악 틀어줘" 등 단순한 명령에서 "서울 날씨 좋을 때 카페 예약해", "내일 일정에 맞는 옷차림 골라줘" 등 사용자에 대한 이해와 데이터 분석 없이는 안되는 명령까지 수행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빅스비가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생활가전과 웨어러블 기기 등을 넘나들며 통제하는 AI 허브라는 점에서 빅스비의 변화는 일상에서 크게 체감될 것으로 보인다. 영화 아이언맨 속 '자비스'가 그랬듯, 빅스비를 통한 자연어로 주변 환경을 제어할 날도 머지 않았다.
국내 대표 온디바이스(기기 내) AI인 빅스비의 변화와 함께 삼성전자가 오랜 라이벌, 애플과의 온디바이스 AI 경쟁에서 승기를 쥘지도 관전 포인트다. 애플도 자체 LLM인 '애플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글 제미나이로 고도화해 연내 개인화된 시리를 선보일 예정이어서다.
빅스비는 과거 시리·구글 어시스턴트에 뒤처졌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이를 자양분 삼아 지난 9년간 지속 성장했다. 올해는 새로운 AI 어벤져스(퍼플렉시티·제미나이·가우스)와 함께 갤럭시 AI 생태계를 이끌며, 생성형 AI와 온디바이스 AI를 넘나드는 진짜 비서로서 AI폰 선두주자 굳히기에 나섰다는 평가다.
올해 신제품서 갤럭시 AI 연합 이끌고 '디바이스 에이전트'로 변신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음성 비서 '빅스비(Bixby)'가 올해 출시 10년을 맞아 대변혁을 예고했다. 한때 애플 '시리'(Siri)에 밀리고, 존재감이 없다는 지적 속 철수설까지 돌았던 빅스비의 반격이 시작됐다.
22일 주요 외신과 삼성전자에 따르면 빅스비는 오는 26일 삼성전자 갤럭시S26 언팩에서 강력한 AI 음성 에이전트로 선보일 예정이다.
먼저 이번 갤럭시S26에 탑재될 '빅스비 베타프로그램'을 통해 '디바이스 에이전트'로 거듭난다. 사용자 의도를 파악해 맞춤형 스마트폰으로 설정해주는 역할이다. "빅스비, 전화 벨소리가 안 울려"라고 말하면 빅스비가 '방해금지' 설정 여부를 확인해 해제하는 등 상황에 따라 해결책을 제시·수행한다. 음량 조절이나 전화 걸기, 사진 촬영, 조명 조절 등 단순 명령만 수행했던 것에서 달라졌다.
S26 울트라에 내장될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도 빅스비가 제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별도 부착물(사생활보호필름) 없이 AI가 픽셀을 조정해 정면은 정상 화면을 보여주지만 측면(옆에서)에서는 화면이 어두워져 '옆눈 시선'으로 내용을 보기 어렵게 만드는 구조다.
또 퍼플렉시티(Perplexity)와 만나 생성형 AI 음성 비서로 업그레이드할 가능성이 높다. 사용자가 빅스비에 음성으로 지시하면 간단한 요청은 빅스비가 먼저 대응하고, 웹 검색·요약·추론·고급 대화(주말 카페 추천) 등은 퍼플렉시티가 처리해 빅스비가 통합 결과물을 내놓는 식이다.
이를 테면, 사용자가 "서울 날씨 좋을 때 친구랑 갈 카페 예약해"라고 말하면 빅스비가 내 위치·캘린더를 확인하고 퍼플렉시티가 날씨·카페를 추천해 빅스비가 적합한 카페의 예약 앱을 여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퍼플렉시티는 하이브리드 형태로 구현된다. 기본적인 요구는 스마트폰 내에서 처리하는 온디바이스로, 복잡한 명령은 클라우드로 넘어가 처리하는 것이다. 기존 탑재된 제미나이도 동일하다.
퍼플렉시티, 제미나이, 가우스 등 AI 어벤져스를 이끄는 빅스비는 더 나은 AI 에이전트로 나아가는 동시에, 삼성 AI의 주체성을 상징하는 존재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그간 빅스비를 스마트폰과 함께 다양한 가전에도 탑재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빅스비가 이번 업그레이드로 삼성전자의 독자 AI 생태계에서 구심점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동시에 갤럭시의 구글 의존도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빅스비의 지난 10년…애플 '시리'에 밀렸던 후발주자가 온디바이스 AI 선두주자로
빅스비가 10년만에 갤럭시 AI 생태계 구심점으로 올라서게 됐지만 시작은 험난했다.
초기 빅스비 기능은 카메라를 통한 사물 인식(비전), 사용자 패턴을 분석한 기능 자동 추천 등 스마트폰 구동에 집중됐다. 2017년 5월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한국에선 빅스비 랩, 농담 시키기가 유행처럼 번지며 화제성 측면에서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이후 7월 출시된 영어 버전에 대한 평가는 냉정했다. 2011년 출시된 애플 시리(Siri), 2016년 공개된 구글 어시스턴트와 성능 격차가 컸기 때문이다. 당시 iOS 11에 담긴 시리는 5개 국어 번역과 음악 추천까지 했는데, 빅스비는 자연어 처리가 아쉽다는 지적을 받았다. 해외 IT 웹진 '아스테크니카'는 빅스비에 "베타(상용화 전 단계) 제품같다"고 혹평했다. 빅스비 전용 버튼을 '실수 유발 장치'로 부르는 이도 있었다.
그럼에도 삼성은 빅스비를 포기하지 않았다. 2021년 빅스비 3.0 버전에서 기능 추가보단 처리 속도와 인식률 개선 등 기본에 집중했다. "역대 가장 빠른 빅스비"라는 반응이 나왔다. 2023년엔 삼성 헬스와 연동한 음악 재생, 캘린더 추가, 타이머 설정, 스크린샷 촬영, 손전등 켜기 등도 추가했다.
전략도 달리했다. 단순 질의응답형 챗봇 대신 스마트폰과 워치, TV, 냉장고, 세탁기 등 'SmartThings'(스마트싱스)에 연결된 전자기기의 허브 역할을 하는 'AI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2024년에는 갤럭시폰의 AI폰 도약과 함께 빅스비의 역할도 커졌다. 실시간 번역, 웹페이지 요약, 맞춤법 교정, 자동 메모, 통역까지 갤럭시 속 AI 기능을 빅스비로 통제하게 된 것이다. 온디바이스 AI로서 보안을 강화한 '내 목소리에만 응답하기' 기능도 선보였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애플 시리를 꺾었다는 평가도 받게 됐다. 생성형 AI 발전에 대응하지 못했고, 초개인화 버전도 아직 요원한 시리를 뒤로 하고 올해 빅스비는 또 한 번 도약할 예정이다.
퍼플렉시티까지 아우르는 갤럭시 AI 생태계를 이끌며, 생성형 AI와 온디바이스 AI를 넘나드는 진짜 비서로의 재탄생이다. 빅스비의 지난 9년은 도약을 위한 준비 시간이었던 셈이다.
'빅스비' vs '시리'.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 2위인 애플과 삼성전자의 AI 음성비서 대전이 본격화된다. AI폰 시장을 선점한 삼성에 맞서 애플이 구글과의 AI동맹을 맺었다. 이에 삼성도 '빅스비'로 대표되는 AI 음성비서 진열을 재정비하며 불꽃 튀는 경쟁을 예고했다. 시장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빅스비에 퍼플렉시티를 연동해 '대화형 AI 에이전트'로 업그레이드한다. 그동안 빅스비는 "알람 켜줘" 등 간단한 명령어에만 답했으나, 퍼플렉시티의 실시간 웹 검색기능을 더해 "아이를 위한 수영장이 있는 서울 시내 호텔 추천해줘"라는 복잡한 질문에도 답할 수 있게 된다. 앞서 삼성은 갤럭시 시리즈에 자체 개발 LLM(거대언어모델) '가우스'에 구글 '제미나이'를 탑재했는데 퍼플렉시티까지 더해지며 AI폰 선두주자 굳히기에 나섰다는 평가다.
애플은 자체 LLM인 '애플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글 제미나이로 고도화해 연내 개인화된 시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17일 (현지시간) 운영체제(iOS 26.4) 업데이트 시 신형 시리 공개가 기대됐으나, 내부 테스트 과정에서 오류가 잇따르며 출시를 연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선 애플이 오는 6월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신형 시리를 공개할 것으로 본다. 자체 개발 AI를 고수하던 애플이 삼성처럼 다양한 LLM을 접목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 개인정보 지키면서 속도↑…온디바이스 AI 더 강력해진다
빅스비와 시리는 모두 기본 작업은 온디바이스 AI로, 복잡한 업무는 클라우드 AI로 처리하는 혼합 방식을 쓴다. 업계에선 모바일 기기에서 AI를 실행하는 온디바이스 AI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본다. 초당 40조~50조번 이상 연산(40~50 TOPS)하는 온디바이스 AI는 지연 없는 실시간 번역, 이미지 생성, 개인비서 업무를 가능하게 한다. 외부 서버나 클라우드를 거치지 않아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빠르고 유출 위험도 적다. 제조사는 GPU(그래픽처리장치) 투자·추론 및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 등을 아낄 수 있어 경제적이다.
글로벌 온디바이스 AI 시장도 고공행진이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온디바이스 AI 시장은 2025년 약 107억6450만달러에서 연평균 27.8% 증가해 2033년 755억590만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실시간 처리 수요와 프라이버시 우려 증가 등 다양한 요인이 스마트폰 온디바이스 AI 시장 성장을 견인한다"며 "모바일 칩셋에 내장된 NPU(신경망처리장치) 등 하드웨어 발전과 AI 기능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가 성장을 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삼성은 온디바이스 AI 비중을 점차 높이고 있다. 이번 갤럭시S26에도 1초 만에 이미지를 생성하는 '엣지퓨전' 기술을 온디바이스 AI로 선보일 예정이다. 온디바이스 AI가 삼성과 애플의 성패를 가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전문대학원장은 "삼성이 온디바이스 AI를 선점한 가운데 애플도 뛰어들면서 경쟁이 심화됐다"며 "챗GPT·제미나이 등이 플랫폼화되면서 편의성이 높아졌는데, 이를 뛰어넘는 소비자 경험을 주느냐가 온디바이스 AI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