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이 최근 미국·이란 간 중동 분쟁에서 판세를 뒤바꾸는 핵심 전력으로 부상했다. 앞서 러·우(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위력을 입증했던 드론은 저비용으로 군사 강대국 미국의 방어막을 무력화시키는 고효율을 갖췄다. 드론 뿐만이 아니다. 첩보기관의 정보력에 더해진 AI 알고리즘, 자율 무기 등은 막강한 자본력이 필승한다는 과거 전쟁 공식을 깨뜨리며 '제3의 군사 혁명'으로 일컬어진다.
4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란은 자국이 개발한 일명 '자폭 드론'(샤헤드-136)과 미사일을 대량 동원해 바레인, 카타르,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전역의 미국 동맹국들을 타격하고 있다. 한 대당 약 2만달러(약 3000만원)로 추정되는 샤헤드 드론은 한 발당 약 400만달러(약 59억원)에 달하는 미국의 패트리엇 미사일과 수백만 달러의 전차·장갑차를 무력화한다.
샤헤드-136은 앞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러시아가 활용해 악명을 떨쳤다. 목표 상공이나 인근을 저고도로 비행하며 배회하다 기체 자체가 폭발하는 방식으로 적을 공격한다. 최대 속도는 185㎞/h, 항속거리는 구형 약 2000㎞, 신형 약 3000㎞로 후방 깊숙히 위치한 전력시설이나 군수기지, 인프라도 타격할 수 있다. 드론의 길이는 8m, 높이는 3m 정도로 알려졌다.
정교한 군용 엔진 대신 오토바이용과 유사한 민간용 4기통 엔진을 써서 '윙~' 소리가 난다. 요란한 포격소리를 대체한 이 드론 소리가 오히려 한밤중 많은 병사들의 휴식을 방해하는 심리적 공포로 작용한다. 내부에는 폭약을 40~50㎏ 실을 수 있다.
드론은 군용 암호화 위성위치시스템(GPS) 대신 민간용 위성항법장치(GNSS)와 관성항법장치(INS)를 혼합해 사용하고, 이미 입력된 좌표로 비행해 자폭하기 때문에 조종사가 필요없다. 특히 전파 방해도 통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자폭 드론을 통한 '가성비 공격'으로 미국과의 전력 비대칭을 해소하는 가운데, 미국이 지난달 말(현지시간) 이란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를 순식간에 무력화시킨 배경에는 AI가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 공습 당시 목표물 식별·동선 파악·전장 시뮬레이션 등에 앤스로픽의 AI 모델 '클로드'를 활용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