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 직전' 케이블TV 아우성…"기금만 이익의 1.6배, 마지막 호소"

이찬종 기자
2026.03.10 13:00
케이블TV업계 주장/그래픽=김지영

"현재 케이블TV 산업의 위기는 개별 사업자 문제가 아닌 정책 공백이 초래한 구조적 위기입니다. 정부·업계 공동 정책연구반을 구성해 늦어도 3개월 내 구체적 정책 방향과 제도 개선 로드맵을 마련해야 합니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가 10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정부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케이블TV사업자(SO)업계는 통합 미디어 법제 논의가 진행되는 현시점을 유료방송 구조 재설계의 마지막 기회로 본다.

정책연구반 구성 요구… "3개월 내 개선책 나와야"

협회는 정책연구반을 즉시 구성해 △규제 패러다임 전환 △유료방송 지속성 확보 △합리적인 홈쇼핑 송출 수수료 ·콘텐츠 대가 산정 기준 마련 △가입자 보호 체계와 연동한 케이블TV 출구전략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신속한 논의로 3개월 내 대략적인 정책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

특히 콘텐츠 대가 산정은 SO와 PP(프로그램공급자)가 5년째 논의 중이지만 여전히 입장 차가 크다. SO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에 밀려 수신료 매출이 감소하다 보니 PP에 지급하는 콘텐츠 대가가 매출의 90%를 초과한다고 주장한다. PP는 글로벌 OTT의 등장으로 콘텐츠 제작비가 급증해 대가 인상 없이는 감당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양측은 정부 차원의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SO업계는 "산업이 한계 상황에 도달한 만큼 더 이상의 정책 지연은 산업 붕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 조치 없으면 '방발기금·지역 채널 의무' 재검토

SO업계는 정부의 정책연구반 구성과 제도 개선 착수에 대한 시급성을 강조하는 한편, 정책이 지연될 경우 △방송통신발전기금(방발기금) 납부 전면 유예 △지역 채널 의무에 부합하는 공적 지원 체계 마련에 대해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발기금은 방송·통신 사업의 공익성을 강화하고 기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 기금이다. 2024년 SO업계는 영업이익(148억원)보다 방발기금 납부액(239억원)이 많은 '구조적 역전' 현상을 보였다. 방발기금은 방송사업매출액의 1.5%로 산정되나 영업이익률이 0%대에 불과해서다. 전체 SO 매출은 2014년 2조3000억원에서 2024년 1조5000억원으로 32.5% 감소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500억원에서 148억원으로 96.7% 감소했다.

SO업계는 지역 채널 운영, 재난·선거 방송 등 공익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나 방발기금 산정시 감안되지 않는 것도 문제라고 주장했다. 지상파 방송사는 공적 역할 수행 등을 이유로 방발기금이 감경돼 실질 징수율이 0.23%에 불과하나 SO업계는 그렇지 않아 차별받고 있다는 것이다. SO업계가 지역뉴스, 지역소멸 대응 기획보도, 지역 프로그램 등 지역 채널 제작을 위해 부담한 비용은 △2022년 580억원 △2023년 605억원 △2024년 1200억원으로 증가했다. SO업계는 "지역채널을 필수 공익매체로 지정하고 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업계는 정부의 공식 입장 발표를 기다린 후 대응 방향을 재논의할 계획이다. SO업계는 "케이블TV는 여전히 전국 1200만 가구 이상이 이용하는 공공 플랫폼으로 이 산업이 무너지면 지역 정보, 재난 대응, 지역 민주주의 기반까지 함께 약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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