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는 여전히 전국 1200만 가구 이상이 이용하는 공공 플랫폼입니다. 이 산업이 무너지면 지역 정보, 재난 대응, 지역 민주주의 기반이 함께 약화할 수 있습니다."
황희만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KCTA) 회장은 10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SO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KCTA는 정부·업계 공동 정책연구반을 구성하고 제도 개선 로드맵 마련을 요구했다. 제도 개선이 지연되는 경우 △지역 채널 의무에 부합하는 공적 지원 체계 마련 △방송통신발전기금(방발기금) 납부 전면 유예 등을 추가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구영 LG헬로비전 대표는 "최근 케이블TV사업자(SO)들이 어려워진 건 지역 채널 운영 등 30년 전 규제가 여전히 남아있는 탓"이라며 "이 구조와 시스템이 반복되면 TV 사업은 갈수록 힘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상혁 KCTA 미디어사업실장은 "각 SO는 연간 789편의 지역 관련 기획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하루 평균 15편의 뉴스를 생산한다"며 "지금 체계로는 이정도 수준의 방송을 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역 SO는 전면 중단(블랙아웃)을 고려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김기현 울산중앙방송 대표는 "매년 지역 채널 운영비로 30억원 이상을 쓴다"면서 "지역 채널을 30년간 운영했는데 오죽하면 극단적으로 블랙아웃까지 생각하겠냐"고 호소했다.
방송통신발전기금 관련해선 방송사업매출액의 0.8% 수준까지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지역 방송사처럼 지역 방송을 하는 SO도 감경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방송통신발전기금은 현행 방송사업 매출액의 1.5%로 영업이익보다 1.6배 많은 수준이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는 방송사업매출액의 1.3% 수준으로 논의했다.
신호철 KCTA 정책실장은 "1.3%는 SO의 숨통이 트일 만한 최소한의 기준이고 협회 시뮬레이션 결과 0.8% 정도는 돼야 존속이 가능하다"며 "유료방송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로 이관된 만큼 방미통위가 지상파에 적용해주는 감경기준을 SO에도 적용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SO업계는 법령 등에 명시된 사업만 허용하는 '포지티브 규제'를 받는다. 명시적으로 금지하지 않은 행위를 대체로 허용하는 '네거티브 규제'와 반대로 신사업에 도전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한 실장은 "요금·상품·구성·영업까지 계약의 모든 것을 법에서 정해진 대로만 해야 하는 옛날 방식에 갇혀 있다"며 "OTT 등 새 경쟁자가 나타난 만큼 네거티브 방식으로 규제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구 사업자인 OTT·IPTV·위성방송 등과 같은 규제에 묶이는 '비대칭 규제'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했다. 한 실장은 "사업자 규모에 따라 다른 규제를 해야 하는데 동일 서비스·동일 규제라는 이름으로 같이 묶이고 있다"며 "이러한 비대칭 규제를 해결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PP(프로그램공급자)와의 콘텐츠 대가 산정 문제에 관해서는 "SO는 채널 편성권이 없다 보니 PP와의 협상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다"며 정부 개입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