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R&D(연구·개발) 정책 및 예산을 총괄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가 올해 국가과학기술 체계를 고도화하는 한편 한국의 과학적 유산을 알리는 'K-사이언스' 정책을 추진한다.
12일 서울 종로구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인규 혁신본부장은 "한국인이 가장 잘하는 과학을 발굴하는 데 혁신본부가 주도적으로 예산을 투입하겠다"고 했다.
혁신본부는 이달 K-사이언스 정책 수립에 착수했다. 일반 국민도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 기반 과학문화를 조성하는 게 목표다.
설명에 따르면 K-사이언스는 한국인 과학자가 처음 개척했거나 주도적인 성과를 보이는 분야다. 한국 자생 동식물 연구처럼 해외 연구계의 관심 밖에 있는 연구 분야도 포함된다. 혁신본부는 부처별로 흩어져 있는 각종 프로젝트를 발굴해 'K-사이언스 과제 풀'을 구축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 전문가 검토 및 정책협의회를 거쳐 전략을 확정한다.
아울러 기존 법령별·부처별로 흩어져 관리하던 주요 전략기술을 모아 국가 차원의 기술 코디네이팅 기능을 강화한다. 6월까지 국가전략기술육성법, 조세특례제한법, 산업기술보호법 등 다양한 법에 의해 육성·보호되던 전략기술을 한데 모아 분야별 현황맵을 구축할 계획이다.
최근 공개된 국가전략기술 현황맵은 박 본부장이 직접 '바이브 코딩'해 만들었다. 바이브코딩은 자연어로 된 프롬프트(명령어)를 AI에 입력하면 AI가 대신 코드를 짜주는 코딩 방식이다. 박 본부장은 "전체적인 작업에 한 시간 반 정도 걸렸다"며 "전 부차적으로 이같은 사례가 더 많아지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혁신본부는 이와 함께 국가 R&D 예산심의 과정에 AI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R&D 과제 간 유사 중복성을 검토하고 연구 동향을 분석하는 데 AI를 활용하는 것이다. IRIS(범부처통합연구지원시스템) 내 각종 연구성과 및 과제정보를 데이터로 활용한다. 특화 AI에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를 통해 나온 국산 AI 모델을 활용한다.
이날 열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제80회 운영위원회에서는 '2027년도 국가연구개발 투자 방향 및 기준안'이 의결됐다.
정부는 내년 AI를 중심으로 전략기술 투자를 강화한다. 전 국민 AI 활용 확산, 범국가 AI 대전환, AI 풀 스택 기반 마련을 통해 'AI 3강'에 도전하고 첨단바이오, 양자, 우주 등 혁신 기술을 확보한다. 에너지·탄소 중립 분야에서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환을 가속한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첨단로봇·제조, 차세대통신, 첨단모빌리티, 이차전지 등 주력·첨단 분야는 민·관 간 역할 분담을 바탕으로 하되, 정부는 화합물·전력반도체, 첨단 패키징 기술 등 장기적이고 위험도 높은 기술을 확보하는 데 집중한다. AI 반도체 등 시급한 전략기술에는 민·관이 협력한다.
또 중소·벤처기업의 스케일업을 위한 부처-사업 간 협력을 확대하고 청년 창업 및 공공기술 사업화에 대한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다. 2027년도 투자 방향은 운영위 의결 후 기획예산처 및 관계 부처에 통보된다. 5월 예정인 각 부처의 R&D 사업 예산 요구 및 2027년도 정부 R&D 예산 배분·편성의 기본 지침으로 활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