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의 굴욕' 올림픽 이어 월드컵까지?…"지상파 중계 필수"

윤지혜 기자
2026.03.20 14:45

방미통위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 시민 간담회'
日처럼 OTT에 대형 스포츠 중계권 뺏길라 우려도

19일 서울 강남역 인근에 설치된 나이키 몰입형 체험공간 '발톱의 역습'에 2026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홈 유니폼이 공개되어있다. 나이키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을 겨냥해 2026년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19일 공개했다. /사진=뉴시스

북중미 월드컵이 8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보편적 시청권' 논의가 불붙었다. 북중미 월드컵도 지상파3사 없이 JTBC가 단독 중계하면서 시청률 1%를 기록한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다. 지상파 3사와 JTBC가 중계권 재판매 협상에 나섰지만, 가격에 대한 이견이 커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문가들은 올림픽·월드컵처럼 전국민 관심사가 집중되는 스포츠 행사는 '문화적 공공재'인 만큼 지상파를 필수 중계 채널로 지정하고, 정부가 공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갈등 중재자로서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권한을 확대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조영신 동국대 대우교수는 20일 방미통위가 주최한 '2026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 관련 공개 시민 간담회'에서 "2007년 국내 '보편적 시청권' 제도가 도입됐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유럽에선 독점 프리미엄 가격은 중계권 재판매 협상에서 배제하고, (중계권을 확보한) 유료방송 사업자와 지상파 간 협상 결렬시 독점 중계 승인 거부 등 절대적인 권한을 규제당국에 부여한다"고 말했다.

영국의 경우 동·하계 올림픽 및 패럴림픽, FIFA 월드컵, 윔블던 테니스 결승 등은 유료 방송사가 중계권을 확보하더라도 반드시 무료 지상파 방송사에 전 경기 실시간 생중계 권한을 제공해야 한다. 사업자 간 협상 결렬 시 한국의 방미통위와 같은 오프콤(Ofcom)이 중재자로 나선다. 만약 유료 방송사가 비합리적인 가격을 요구해 협상을 무산시키면 전체 매출액의 5%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게 했다.

올림픽·월드컵은 지상파 필수중계…방미통위 추진
류신환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비상임위원이 20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2026년 북중미 월드컵 중계관 관련 공개 시민간담회에서 토론회 진행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부가 국제 스포츠 대회의 중계권료를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헌율 고려대 미디어학과 교수는 "보편적 시청권은 방송의 공공성과 상업성이 부딪히는 지점"이라며 "방송광고수익이 줄어드는 상황에선 앞으로 어떤 방송사도 중계권을 사려고 하지 않을 수 있다. 이때 이익을 보는 것은 해외 OTT"라고 강조했다. 넷플릭스가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일본 중계권, BTS 컴백 공연 글로벌 독점중계권을 확보했듯 앞으론 OTT 발 중계권 전쟁이 펼쳐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종성 한양대 스포츠산업과학부 교수도 "영국을 제외하곤 무료 지상파에서 북중미 월드컵을 중계하는 경우가 없다. 중계권료가 많이 올랐고 한국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지상파의 광고 매출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정부의 공적 자금 지원 없이는 올림픽·월드컵 중계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송사를 넘어 (OTT 등) 뉴미디어로 중계 풀을 확대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김종철 방미통위원장은 최고위급 면담 등을 통해 JTBC와 지상파3사간 협상을 중재하고 있다. 더불어 월드컵·올림픽처럼 대규모 스포츠행사는 지상파 1,2개 채널에서 의무 방송하고, OTT와 같은 온라인 채널에서도 무료 보편적 시청권이 보장되도록 법제를 정비할 예정이다. 지상파뿐 아니라 유료 방송사와 OTT가 참여하는 '코리안 풀'을 구성하고 영국 오프콤처럼 방미통위가 사전 승인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김종철 방미통위원장은 "올림픽·월드컵 등 국민 관심 행사에 대한 보편적 시청권 보장은 방송법에 규정된 사업자의 중요한 책무"라며 "간담회 논의사항을 반영해 국민의 보편적 시청권을 두텁게 보장하는 한편 공적 책임을 이행하는 법제 정비를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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