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굳어진 '임원 100명'…KT 박윤영호, 첫 칼 어디로

윤지혜 기자
2026.03.29 15:16

KT, 오는 31일 주총 후 임원인사·조직개편
전체 임원수 30% 감원 속 30명 물갈이 예상

10년간 KT 미등기 임원수/그래픽=임종철

오는 31일 출범하는 KT 박윤영호(號)가 대대적인 임원 감축을 예고했다. 지난 10년간 100명 안팎을 유지하던 KT 임원 체계에 변화가 일지 관심이 쏠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오는 31일 정기주주총회 직후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박윤영 대표 후보자는 전체 임원의 20~30%를 줄일 예정이다. 지난 연말 기준 94명의 미등기 임원중 30명 안팎이 교체될 전망이다. 이미 CTO(최고기술책임자)인 오승필 기술혁신부문장이 사의를 표명했고, 이 외 김영섭 대표가 영입한 외부 인사 출신 임원들의 교체도 유력시된다.

업계에선 박 대표가 임원 물갈이를 넘어 조직 슬림화까지 끌어낼지 관심이다. 2008년 68명에 불과했던 KT의 미등기 임원은 KTF 합병 등을 거치며 2018년 117명까지 늘었고, 최근에는 100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김 대표 역시 2023년 취임 당시 상무보 이상 임원의 20%를 줄이며 인적 쇄신을 예고했지만, 이듬해 검사 출신 등 20명의 임원을 증원했다. 이에 따라 미등기 임원 수는 2022년 97명에서 2023년 77명으로 일시 감소했다가, 2024년 다시 99명으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경쟁사들은 임원 수 줄이기에 나섰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SK텔레콤은 미등기 임원을 2023년 112명에서 2025년 96명으로 줄였고, LG유플러스도 71명에서 69명으로 소폭 감축했다. 다만 KT의 전체 직원 수가 1만4701명으로 SKT(5316명)·LGU+(9765명) 대비 월등히 많은 점을 고려하면 임원 비중이 과도하다고 보긴 어렵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직원 대비 임원 비중은 SK텔레콤 1.8%, KT 0.6%, LG유플러스 0.7%다.

KT 조직 특성상 임원 수 줄이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유선망 1위인 KT는 경쟁사보다 사업 범위가 넓고 지역 조직도 촘촘한 편"이라며 "이 같은 구조에서 임원 수를 줄일 경우 CEO의 사업 가시성과 조직 장악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권과의 이해관계 등이 복잡하게 얽히며 '자리'를 줄이는 것에 대한 부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토탈영업 TF 해체하나…직원들은 어디로
/사진=뉴시스

2024년 신설된 '토탈영업 TF'(태스크포스) 해체 방안도 거론된다. 당시 KT는 네트워크 운용·관리직 약 6000명을 대상으로 자회사 전출과 희망퇴직을 병행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전출이나 퇴직을 거부한 직원 2500명(현재 약 2200명)은 토탈영업 TF로 재배치돼 휴대폰·인터넷 영업 업무를 맡았다.

정치권과 시민사회계를 중심으로 '퇴출 압박성 인사'라는 비판이 잇따르자 KT는 지난해 말 노사 합의를 통해 토탈영업 TF 소속 인력을 조직별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토탈영업TF는 김 대표의 경영 산물인 만큼, 박 대표 취임 후 이같은 전환 배치 작업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네트워크 운용·관리를 담당하는 자회사가 이미 신설돼 해당 인력들이 '갈 곳을 잃었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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