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오후 퇴근 전쟁을 앞둔 서울시 성동구 뚝섬로 일대. 쏘카의 구독 서비스 '쏘카플랜'에 새로 선보인 2026년형 테슬라 모델 X의 운전석에 올랐다. 이 차량의 핵심은 최신 자율주행 솔루션인 'FSD(Full Self-Driving) 감독형(v14.1.4)'이다.
서울숲 인근에서 출발해 영동대교로 향하자마자 도로 위는 아수라장이 됐다. 차량들이 복잡하게 뒤엉킨 혼돈의 구간, 모델 X는 망설임 없이 우회전 깜빡이를 켜며 합류를 시도했다. AI는 잠시 기회를 엿보더니 신호가 바뀌는 찰나의 틈을 놓치지 않고 매끄럽게 차선을 파고들었다. 마치 숙련된 운전자가 눈치를 보듯 자연스러운 움직임이었다.
쏘카가 이달부터 테슬라 모델 X와 모델 S의 FSD 감독형 차량을 자사 구독 서비스인 '쏘카플랜'을 통해 본격 공급한다. 주 단위 149만원, 월 399만원이라는 만만치 않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진행된 열흘간의 사전 예약에만 2000여건이 몰렸다. 자율주행의 정수를 경험하려는 이용자들이 그만큼 많았다는 의미다.
쏘카가 FSD 탑재 차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이유는 명확하다. 카셰어링 시장의 주도권을 강화하는 동시에 미래 모빌리티의 청사진인 '자율주행'을 실질적인 사업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다. 긴 출고 대기 시간 없이 최신 기술을 즉각 경험하게 함으로써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테슬라를 주 단위 구독 시스템에서 쏘카 핵심 서비스인 단기 카셰어링 상품으로도 제공하기 위해 준비중이다.
쏘카의 진짜 무기는 단순한 차량 대여가 아닌 '데이터'에 있다. 테슬라 FSD의 핵심이 8대의 카메라가 수집한 영상 데이터를 AI에 학습시키는 구조이듯, 쏘카 역시 국내에서 이와 동일한 데이터 수집 인프라를 갖춘 유일한 사업자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실제로 쏘카는 테슬라와 닮은꼴인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이미 구축했다. 전국을 누비는 2만5000대의 쏘카 차량이 하루 평균 110만㎞를 달리며 도로 위 정보를 실시간으로 긁어모은다. 특히 AI 학습의 핵심으로 꼽히는 사고 영상 등 희귀 데이터(엣지 케이스)를 연간 4만건, 누적 22만건(8.8TB)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라이다와 7대의 카메라를 장착한 '풀 센서킷' 차량을 1000대까지 늘려 데이터의 질과 양을 동시에 잡겠다는 복안이다. 테슬라가 카메라 기반 비전 데이터로 FSD를 고도화하듯 쏘카도 멀티모달 센서 데이터로 자율주행 학습 데이터의 품질과 규모를 동시에 높여가겠다는 구상이다.
쏘카 관계자는 "AI 자율주행의 완성도를 결정하는 대규모 플릿(차량단), 차량 데이터 수집 기능, 중앙집중형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동시에 갖춘 사업자는 전 세계적으로 테슬라와 쏘카뿐"이라며 "이 구조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구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