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 평생 일정한 금액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배우지만, 노년기가 되면 젊을 때 못한 거, 못 쓴 거 다 해보자는 생각이 강해진다. 특히 성격이 급한 사람일 수록 자신이 노년이 됐다고 인지하자마자 저축액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를 수학적으로 풀어낸 연구결과가 나왔다.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주우진 원장은 13일 인간의 심리적 마찰을 반영한 '이중 자아(Dual-Self) 이론'을 발전시켜 현실적인 생애 주기 맞춤형 '최적 저축 모델'을 새롭게 개발했다고 밝혔다.
인간의 내면에는 당장의 만족을 추구하는 '충동적 자아'와 장기적인 안목으로 계획을 세우는 '계획적 자아'가 공존하고, 이 두 자아의 충돌이 경제적 선택을 좌우한다는 것이 이중 자아 이론의 핵심이다.
기존 연구된 이중 자아 저축 모델은 무한한 삶을 가정하는 한계가 있어, 사람들이 평생 일정한 비율로만 저축한다는 비현실적인 결론을 제시해 왔다.
주 원장은 인간의 수명이 유한하다는 현실을 반영, 기존의 이산형(Discrete) 모델을 '연속 시간(Continuous time)' 기반의 유한 기간 모델로 새롭게 확장하고 변분법(Calculus of variations)을 적용해 새로운 최적 저축 함수를 도출했다.
그 결과, 사람들은 중장년기까지 높은 저축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다가 남은 수명이 줄어드는 노년기에 접어들면 저축을 급격히 줄이고 소비를 늘리는 현상을 보였다. 인간의 생애 주기별 자산 관리 패턴을 수학적으로 입증해 낸 것이다.
특히, 인간의 '조급함(할인율)'과 '충동성(자제력 비용)'이 저축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했다. 조급함이 큰 사람은 노년기에 저축을 줄이는 시점이 더 앞당겨지고 그 감소세도 가파른 반면, 충동성이 강한 사람은 생애 전반에 걸쳐 저축 수준 자체가 뚝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 원장은 "이번 연구는 기존의 이론적 한계를 넘어 실제 인간이 전 생애에 걸쳐 어떻게 저축을 최적화할 수 있는지 현실적인 해답을 제시한 것"이라며 "앞으로 개인의 생애 주기 맞춤형 재무 설계는 물론, 국가 차원의 연금 및 은퇴 정책 수립에 중요한 이론적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김규진 학생과 공동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결과는 행동 및 실험 재무학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Journal of Behavioral and Experimental Finance)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