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IP(지식재산)에 쏠린 매출 구조로 인해 우려섞인 시선을 받던 두 게임 회사의 실적이 갈렸다. IP 특징을 유지하며 이벤트, 협업 등으로 변주한 크래프톤은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고, IP 세계관을 확장한 데브시스터즈는 외형은 커졌지만, 마케팅비 증가로 인해 다소 아쉬운 실적을 기록했다.
15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3714억원, 영업이익 5616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1분기 국내 게임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로 전년 동기 대비 22.8% 증가했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라는 프랜차이즈 IP를 가지고 있다. 여러 신작을 냈지만, 아쉬운 성과를 내면서 상대적으로 배그의 무게감이 커졌다. 이에 배그 인기가 식으면 회사 전체 실적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다만, 우려와 달리 배그는 8년째 크래프톤의 실적을 책임지는 효자로, 매년 매출이 증가세다.
특히 배그는 게임 업계에서 '에버그린 IP'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버그린 IP란 출시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꾸준히 사랑받으며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IP를 뜻한다. 크래프톤이 배그 생명력을 연장하려 라이브 서비스뿐만 아니라 매달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 업데이트를 진행한 결과로 풀이된다.
크래프톤은 배그와 다양한 IP의 협업을 진행하고 기존 맵 리마스터 및 대규모 신규 맵 출시로 이용자에 신선함을 안겼다. 또 캐릭터의 성능이 아닌 꾸밈 아이템 위주의 BM(비즈니스 모델)을 정교화해 이용자의 수집 욕구를 자극하고 안정적인 매출원을 확보했다. 지역별·글로벌 단위의 e스포츠 대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해 커뮤니티도 강화했다.
반면 '쿠키런' 단일 IP 구조인 데브시스터즈는 올해 1분기 영업손실 17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124억원에서 적자 폭이 더 커졌다. 매출도 같은 기간 2% 감소했다. 실적이 악화되면서 이 회사 경영진은 무보수 경영을 선언하고, 전사 대상 희망퇴직도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데브시스터즈가 '쿠키런'이라는 원 IP로 △퍼즐 △액션 △3D 배틀 액션 △트레이딩 카드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개발하며 IP 외형 키우기에만 집중한 것이 아쉬운 결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장르별 내실을 추구하기보다 캐릭터 가짓 수만 늘려 IP의 외형이 거대해지는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이다. 정작 이용자를 묶어둘 게임 내 콘텐츠 투자는 적었다.
세계관을 알리기 위한 마케팅비도 문제다. 이 회사의 올해 1분기 광고선전비는 208억원으로 전분기(166억원) 대비 25.2% 증가했다. 캐주얼 게임 특성상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데, 최근 신작 오븐스매시도 호응을 얻지 못해 전사 실적도 흔들린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크래프톤의 경우 게임을 무료로 배포해 이용자를 확보한 뒤 끊임없는 업데이트와 아이템 개발로 알아서 돈을 버는 구조"라며 "쿠키런은 기존 콘텐츠를 활용하기 보다는 게임 덩치를 키우는데 집중했지만, 노후화를 피해 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