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출시 게임 3년 새 80% 급증…올해 신작 30%는 'AI 활용'

유효송 기자
2026.05.24 05:22

PC 게임 최대 유통 플랫폼 스팀(Steam)에서 신규 출시 게임 수가 5년만에 122% 넘게 급증하며 연간 2만개를 돌파했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게임 비중도 빠르게 늘어 올해 기준 신작 3개 중 1개꼴로 AI를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성형 AI 기술로 게임 제작 효율성이 높아진 동시에 저품질 콘텐츠가 범람하는 '슬롭(slop)' 현상이 번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SteamDB 집계에 따르면, 스팀 연간 출시작 수는 지난해 2만1553개로 2020년 9645개보다 122% 급증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년 전 2006년에 연 70건에 불과하던 게임 출시 건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게임 출시 수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21년에는 1만 건을 돌파하더니 매년 1000건 이상씩 늘었다. 특히 2023년 출시작 수는 1만4048개에서 2024년 1만8539개로, 1년 만에 무려 4491개의 게임이 추가로 출시됐다. 전년 대비 32%증가했는데, 2016년(+64.87%) 이후 최대 증가율이었다. 이미 이날 기준으로도 올해에만 9286개가 출시되면서 2020년 전체 연간 출시 수에 근접했다.

AI 게임이 쏟아지자 스팀 운영사 밸브(Valve)도 대응에 나섰다. 밸브는 2024년 1월 공식 가이드라인 개정을 통해 개발자가 게임 등록 시 거치는 '콘텐츠 조사' 과정에 AI 공개 부분을 새로 추가했다. 개발 과정에서 사전 제작된 콘텐츠와 게임 실행 중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콘텐츠를 구분해 각각 공시하도록 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생성형 AI 도입으로 게임 개발 속도가 비약적으로 빨라졌다고 분석했다. 실제 스팀의 AI 사용 공시(AI Content Disclosed) 태그 기준으로 보면, 2023년 전체 출시작 1만4048개 중 152개(1.08%)에 불과했던 AI 사용 비중은 2024년 11.8%, 2025년 21.9%로 올랐다. 그러다 지난 1월 밸브는 양식을 개정해 실제 플레이어가 AI 생성물을 소비하는 경우만 공시 범위에 포함했다. 즉 코딩 보조 등 개발 효율을 위한 내부 도구는 공시 대상에서 제외했는데도 올해 기준으로 AI 활용 게임은 전체의 31%를 기록했다.

게임 제작의 효율성이 높아진 동시에 저품질 콘텐츠가 양산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소니는 최근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에서 AI로 유사한 게임을 양산하거나 기존 게임과 비슷한 제품을 연이어 생산한 게임사들의 게임을 퇴출하기도 했다. 올해 초 소니는 '티게임즈(ThiGames)'라는 개발사가 판매 중인 게임 전체를 스토어에서 예고 없이 일괄 삭제한 바 있다. 해당 개발사는 같은 게임 형식에 이미지와 이름만 바꾼 게임을 스토어에 무려 1000개 이상 등록하는 등 '슬롭 게임'을 양산했다.

한편 연간 2만건이 넘는 게임이 쏟아지면서 저품질 게임이 대규모로 유입되면 홍보할 여력이 부족한 소규모 업체의 게임이 묻히는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인디게임은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과 소규모 제작 환경에서 다양한 시도를 해왔지만 게임 출시 건수 자체가 많아지면 소비자들의 눈에 띄는 비율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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