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하지 않고도 즐긴다"…MZ가 바꾼 술자리, 논알코올 시장 '활짝'

"취하지 않고도 즐긴다"…MZ가 바꾼 술자리, 논알코올 시장 '활짝'

차현아 기자
2026.05.24 07:00

롯데마트·이마트, 매출 두 자릿수 성장…논알코올 주류 라인업 확대
'논알코올' 큰손 떠오른 2030…일반 주류 대비 구매비중 10% 더 높아
"무조건 안 마시기보다 상황에 따라 도수·주종 세분화하는 것이 트렌드"

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마트 보틀벙커 잠실점 내 '논알코올 와인' 별도 매대 전경./사진제공=롯데마트
서울시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마트 보틀벙커 잠실점 내 '논알코올 와인' 별도 매대 전경./사진제공=롯데마트

건강과 자기관리를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대형마트 주류 매장의 풍경이 바뀌고 있다. 알코올 과다 섭취는 줄이되 술자리 분위기는 즐기려는 2030세대의 수요가 늘면서 논알코올 제품이 주류업계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의 롯데마트의 논알코올 와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2% 증가했다. 이마트(90,500원 ▼3,300 -3.52%)와 트레이더스의 논알코올 맥주 매출 역시 같은 기간 전년 대비 42.5% 성장하며 매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이마트가 지난해 4월부터 판매를 시작한 논알코올 와인 매출은 론칭 1년 만에 약 28배 성장했다.

이 같은 성장의 핵심은 MZ세대로 불리는 2030세대다. 이마트가 올해 1~4월 주류 구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30세대는 논알코올 주류에서 특히 높은 구매 비중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이마트 주류 구매 고객 중 2030세대 비중은 30% 수준이지만 논알코올 와인은 40.3%, 논알코올 맥주는 41.6%로 일반 주류 대비 약 10%포인트 더 높게 나타났다. 운동과 다이어트 등 자기 관리를 중시하는 라이프스타일, 취하지 않고 가볍게 분위기를 즐기려는 수요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마트·롯데마트 등의 논알코올 제품 판매 추이/그래픽=이지혜
이마트·롯데마트 등의 논알코올 제품 판매 추이/그래픽=이지혜

수요가 커지면서 유통업체들은 관련 라인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이마트는 논알코올 맥주 품목 수를 2022년 20여 종에서 현재 40여 종으로 두 배 이상 늘렸다. 지난 3월에는 와인 카테고리 내에 '논알코올 와인' 분류를 별도로 신설했다. 현재 보틀 중심으로 약 12종의 논알코올 와인을 판매 중이며 특히 '보시오 스파클링 화이트 논알코올릭 드미섹'은 7000병 가까이 팔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보시오 스파클링 화이트 논알코올릭 드미섹은 롯데마트에서도 올해 누계 기준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롯데마트의 주류 전문점 '보틀벙커' 역시 논알코올 와인 전용 존을 별도 운영 중이다.

주류업계 역시 자사 논알코올 제품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이트진로(16,930원 ▲470 +2.86%)음료는 건국대와 고려대, 경희대 등 주요 대학 축제 현장을 찾아 무알코올 맥주맛 음료 '테라 제로'를 알리기 위한 시음 부스를 운영했거나 운영 예정이다. 오비맥주도 지난 2월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 당시 논알코올 음료 카스 0.0를 기반으로 한 소비자 참여형 SNS(소셜미디어) 응원 이벤트를 실시한 바 있다. 당시 동계올림픽 주요 경기가 한국 시간 기준 늦은 밤과 이른 오전 시간대에 집중된 점을 고려해 부담 없이 논알코올 음료 카스 0.0를 즐기자는 취지다.

한편 논알코올 제품의 인기와 별개로 고도주를 찾는 수요도 여전하다. 이마트의 올해 1~4월 주류 구매 데이터를 보면 위스키(6.3%), 사케(18.6%), 백주(9.5%) 매출은 전년 대비 오히려 신장했다. 2030세대의 고도수 주류 구매 비중 역시 42.5%로 집계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최근 2030세대는 술을 무조건 멀리하기보다 상황과 취향에 따라 알코올 도수와 주종을 세분화해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부담 없이 즐기는 논알코올 주류와 취향을 드러내는 프리미엄 고도주 수요가 공존하는 것이 최근 주류 시장의 트렌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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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현아 기자

정보미디어과학부, 정치부를 거쳐 현재 산업2부에서 식품기업, 중소기업 등을 담당합니다. 빠르게 변하는 산업 현장에서, 경제와 정책, 그리고 사람의 이야기가 교차하는 순간을 기사로 포착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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