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loves 'AION(아이온) 2'?" "Who loves RTX(엔비디아 칩)?" "Who loves TJ(김택진)?"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7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PC방에 등장해 이 같이 외치자 현장은 순식간에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NC의 '아이온2 서프라이즈 라이브' 행사에 참석해 김택진 대표와 이용자들을 만난 그는 한국 게임을 향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한국은 e스포츠를 전 세계에 수출한 첫 번째 나라"라며 "한국 덕분에 e스포츠가 전 세계로 퍼졌고 엔비디아가 성장했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크래프톤 행사에도 참석해 장병규 의장을 만나는 등 국내 게임업계 경영진과 끈끈한 연대를 재확인했다. 이 자리에서 젠슨 황 CEO는 추첨을 통해 팬들에게 최첨단 칩인 RTX 5090과 AI 노트북을 선물하기도 했다. AI 노트북은 최신 AI 칩 'RTX 스파크'가 탑재된 세계 최초의 AI PC로, 외신들은 약 1799달러(약 280만원)에 출시를 예상하고 있다.
이날 장 의장은 "PUBG, 인조이, 서브노티카 등 크래프톤의 글로벌 게임은 기술 발전 덕분에 탄생했다"며 "엔비디아가 발표한 건 PC에 게임뿐 아니라 AI를 넣기 위한 신기술"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도 행사가 끝난 뒤 "2003년 '리니지 2' 발표 당시 엔비디아 지포스(GeForce)를 전국 PC방에 보급했다"며 "당시 엔비디아가 리니지 2 성공에 큰 역할을 했고 현재까지 인연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젠슨 황이 게임회사를 찾은 것은 방한 첫날이었던 지난 5일에 이어 두 번째다. 앞서 프로게임단 T1이 운영하는 베이스캠프 PC방을 방문해 스타게이머 '페이커'를 만나 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업계는 이번 방문을 한국을 AI PC '테스트베드'로 삼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한다. AI PC를 일반 소비자에게까지 광범위하게 보급시키기 위해 이미 성공한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모델인 한국의 'PC방'과 '온라인 게임'을 참고서로 삼는다는 분석이다. 한국에 얼리어답터가 많아 성공 가능성을 빠르게 가늠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과 교수는 "신기술은 결국 유용하고 재미있어야 성공한다"며 "엔비디아가 성공한 B2C 상품을 지닌 NC나 크래프톤과 협업해 AI PC를 확산시킬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두 회사를 선택한 배경에는 '피지컬 AI' 동맹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로봇, 자율주행 등에 쓰이는 피지컬 AI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현실과 흡사한 가상 물리 세계를 구현해 AI를 반복 학습시키는 과정이 필수적인데 게임사가 수년간 축적해 온 3D 모델링, 물리 엔진 등 노하우와 잘 들어맞아서다.
실제 크래프톤은 올해 초 피지컬 AI 전문 법인 '루도 로보틱스'를 설립했다. 크래프톤 경영진은 지난해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엔비디아 본사를 방문해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NC는 AI 전문 자회사 NC AI를 앞세워 로봇이 물리법칙을 학습할 수 있는 '월드 모델'을 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