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상장이 한국에 미칠 파급효과에 관심이 커진다. 스페이스X와 협업하는 우리 기업이 늘거나 정부의 '우주 데이터센터 발사' 시계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의 목소리가 나온다. 우주 산업이 높은 품질과 보안을 요구하는 만큼 기존 공급사는 장기 협업이 예상된다.
스페이스X는 최근 제출한 투자설명서에서 "당사의 공급망은 대체로 수직 계열화돼있지만 발사체·위성·AI 등 부문에 필수적인 일부 특수 소재나 부품은 외부 공급업체에 의존한다"고 밝혔다. 스페이스X 밸류체인이 공고하지만 외부 기업이 진입할 수 있는 문이 열려있다는 뜻이다.
수년 간 한국의 우주 기업도 분야별 100여곳으로 늘었다. 우주항공청(KASA)이 발표한 '2025년 우주산업 및 항공 제조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위성체 분야 기업은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 쎄트렉아이, 한컴인스페이스 등 102개다. 2020년보다 40개 늘었다. 발사체 분야 기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노스페이스,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 등 108개로 같은 기간 24개 늘었다. 여기에 지상국·발사대 등 지상 장비 분야(111개)와 원격탐사·위성방송통신·위성항법 등 위성 활용 서비스 분야(188개)도 각각 24개, 23개 늘어나며 생태계가 조성됐다.
특히 이미 스페이스X와 협업 중인 공급사에 관심이 쏠린다. 우주 발사체용 소재인 니켈 합금을 생산하는 스피어는 지난해 8월 스페이스X와 10년 이상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첨단금속 제조기업 HVM 역시 특수 합금을 공급 중이며 이녹스첨단소재는 2023년부터 우주항공용 전자기파 차폐(EMI) 캐리어 테이프를 납품한다. OCI홀딩스의 자회사 OCI 테라서스(TerraSus)는 태양전지용 폴리실리콘 장기 공급 계약 체결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공급사는 스페이스X와의 장기 협업이 기대된다. 스페이스X는 투자설명서에 "새로운 공급업체의 자격을 검증하거나 대체 협력 업체로 전환하는 과정은 오랜 시간이 소요되거나 실패할 수도 있다"며 "특정 중요한 제품이나 서비스는 자격을 갖춘 협력 업체 풀이 한정돼있어 가격 상승 압박이나 품질 리스크에 더 크게 노출된다"고 적었다.
스페이스X 상장으로 이목이 쏠리면 한국 정부의 우주 데이터 센터 사업에도 훈풍이 불 것이란 기대가 커진다. 대표적인 사업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K-문샷'이다. 과학기술 분야에 AI를 전면 도입하는 초대형 R&D 프로젝트로 총 12개 미션으로 구성된다.
'우주 데이터센터 원천기술 확보·실증'이 그중 하나다. 2030년까지 관련 핵심 기술을 우주에서 실증하고 2035년에 노드 위성을 보내는 것이 장기 목표다. 노드 위성은 데이터센터의 핵심 위성으로 저궤도 위성들로부터 데이터를 받아 AI를 활용해 압축·분석한다. 2030년에는 소형 위성을 보내 △태양전지판 작동 여부 △AI 반도체 불량 유무 △지상과의 위성 통신 등을 확인한다.
발사체로는 누리호를 활용할 계획이며 국내 기업이 개발한 AI 반도체를 사용한다. K-문샷 PD를 맡은 이춘우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주탐사연구센터장은 "우주데이터센터는 국가 안보와 직결돼 있기 때문에 핵심 기술은 가능하면 국산으로 쓰려한다"며 "최종 로드맵이 오는 9월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 의결을 걸쳐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