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메모리 가격 급등과 중동 지역 갈등으로 위축된 중동·아프리카(MEA)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며 선두 입지를 강화했다.
11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MEA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했다. 지난해 성장세를 이어오던 시장은 메모리 가격 상승과 물류비 급등, 지역 분쟁 등의 영향으로 역성장했다. 업체는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제조원가 상승과 중동 지역 갈등에 따른 운송비 부담 확대가 시장 위축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악재 속에서도 삼성전자는 시장 지배력을 확대했다.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으며 시장 점유율은 작년 1분기 23%에서 올해 1분기 27%로 4%포인트 확대됐다.
업체는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가격 정책과 충분한 재고를 확보한 점이 경쟁 우위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프리미엄 제품군 비중이 높아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영향을 경쟁사보다 덜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올해 초 출시된 갤럭시 S26 시리즈도 판매 확대에 힘을 보탰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신제품 효과가 더해지며 시장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프리미엄 시장 강세는 애플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애플은 올해 1분기 MEA 시장에서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33% 증가했으며 시장 점유율도 6%에서 8%로 2%포인트 늘었다.
반면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은 공급난과 원가 상승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았다. 트랜션과 샤오미는 일부 중동 지역에서 제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매장 재고 부족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시장 전체로는 보급형 제품 부진이 두드러졌다. 50~99달러 가격대 보급형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41% 감소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으로 제품 가격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구매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다만 5G 스마트폰과 AI 스마트폰 수요는 꾸준히 증가했다. 5G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42% 늘었으며 생성형 AI 기능을 지원하는 AI 스마트폰 출하량도 64% 증가했다. 다만 AI 스마트폰 성장은 주로 4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시장에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흐마드 셰합 카운터포인트 연구원은 "급등한 메모리 가격이 올해 1분기 MEA 스마트폰 시장의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3월 말부터 심화된 중동 지역 갈등도 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으며 이러한 압박은 2분기와 하반기에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UAE와 카타르, 바레인 등 GCC 국가를 중심으로 구조조정과 해고가 늘어나고 있으며 연료비와 물류비 상승도 소비자 부담을 키우고 있다"며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스마트폰 구매 역시 업그레이드보다 필요에 의한 소비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