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예능 뭉칫돈→중계권 '치명타'…수년 쌓인 악수에 JTBC 흔들

이찬종 기자
2026.06.16 14:35
JTBC 연간 적자 기록/그래픽=김지영

종합편성채널 JTBC가 206억원 규모의 빚을 못 갚으면서 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부은 올림픽·월드컵 중계권 확보가 치명타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는 중계권 외에도 수년간 시도했던 공격적 투자가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분석을 내놨다.

멀티미디어 채널 꿈꾼 JTBC, 콘텐츠 투자로 적자 누적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JTBC의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2443.9%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398억원으로 지난해 말(148억원)보다 늘었지만 2024년 말(653억원)과 2023년 말(957억원)에 비해 감소했다. 최근 7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탓이다. JTBC는 2018년 16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이후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기 255억원, 192억원, 192억원, 42억원, 707억원, 386억원, 28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계속된 적자의 일차적 원인은 '팽창 전략'이다. JTBC는 보도·시사 프로그램 위주로 운영된 다른 종편과 달리 드라마, 예능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작해 '멀티미디어 채널'이 되기를 꿈꿨다. 그 결과 최근 3년간 이 회사 매출원가율은 각기 87.8%, 88.4%, 94.2%로 높았다. 반면 지난해 TV조선과 MBN, 채널A의 매출원가율은 각기 76.3%, 80.3%, 76.5%였다. 지난해 JTBC 매출원가는 3283억원으로 TV조선(2445억원), 채널A(2016억원), MBN(1803억원)의 1.3~1.8배 정도로 컸다.

업계는 기초체력이 약해진 JTBC가 2026~2032년 올림픽·월드컵 독점 중계권을 확보한 것을 일종의 승부수로 해석한다. 김연아가 출전했던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원정 첫 16강 진출에 성공했던 남아공 월드컵을 독점 생중계했던 SBS의 선례를 벤치마킹했다는 것이다. 다만 지난해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은 흥행에 참패했고, 다가오는 월드컵 역시 시청 환경 변화와 국가대표팀 이슈 등으로 전망이 어두운 상황이다.

메가박스, 코로나19 거치며 '캐시카우→골칫거리'
홍정도 중앙홀딩스 부회장이 지난 15일 서울 마포구 중앙일보빌딩에서 중앙그룹 계열사 기업회생절차 신청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JTBC만 문제는 아니다. 콘텐츠 부문 중간지주사 콘텐트리중앙이 2019년 극장 확보를 통한 수직 계열화를 위해 인수한 메가박스중앙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캐시카우'에서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2016~2019년 매년 200억~300억원대 영업이익을 거두던 메가박스중앙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기 684억원, 787억원, 79억원, 177억원, 127억원, 12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중앙그룹은 자본잠식 위기에 처한 메가박스중앙을 살리기 위해 지난해 말 기준 169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대여했다.

그 결과 지주사 중앙홀딩스는 지난해 말 연결 기준 4564.7%의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지난 14~15일 중앙홀딩스와 JTBC를 비롯해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 중앙피앤아이 등 5개사는 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중앙일보는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 업계 전문가는 "중계권 확보도 영향이 있겠지만 대금을 나눠서 지급하는 만큼 JTBC 회생절차 돌입의 핵심 요인은 아니었을 것"이라며 "중계권 확보나 메가박스 인수 건 모두 JTBC의 투자 이후 시장이 급변하는 등 운이 안 좋았던 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디어 산업은 JTBC나 CJ ENM처럼 대규모 투자를 해주는 기업이 필요하다"며 "그만큼 JTBC를 응원하고 있었는데 아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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