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최고 과학기술인 천진우 교수 "AI보다 중요한 건 인간의 뇌 이해하는 것"[일문일답]

박건희 기자
2026.07.06 15:51

2026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에 천진우 연세대 교수
손 안 대고 '뇌세포' 조절하는 자기유전학 선구자
"사람 치료까지 가능하도록 연구 지속할 것"

2026년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천진우 연세대학교 언더우드 특훈교수가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내 최고 권위의 과학기술인상인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자로 천진우 연세대 언더우드 특훈교수(IBS 나노의학연구단장)가 선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2026년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나노의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 천진우 연세대 교수가 올해 수상자로 선정됐다.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은 한국을 대표하는 연구성과를 달성한 과학기술인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국내 최고 권위의 상으로 대통령상과 부상 3억원을 수여한다.

천 교수는 나노화학에 생명공학을 융합해 질병 진단·세포 치료·뇌 회로 교정 등 기존 의학 분야의 한계를 뛰어넘는 나노의학적 접근법을 제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특히 '나노-자기 유전학(Magnetogenetics)'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노-자기 유전학은 자기장을 이용해 살아있는 동물의 뉴런(신경세포)을 무선·원격으로 조절하는 기술이다. 수술 없이도 뇌의 특정 신경회로를 제어할 수 있어 새로운 치료의 패러다임으로 불린다. 연구 성과는 2021년 '네이처 머티리얼스', 2025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실렸다.

다음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천 교수와의 일문일답.

2026년 대한민국최고과학기술인상 수상자 천진우 연세대 언더우드 특훈교수(IBS 나노의학연구단장)/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나노-자기 유전학은 어떤 학문인가.

▶자연의 오묘함과 신비함에서 영감을 받은 학문이다. 매년 수천㎞를 이동하는 철새들은 왜 이동할까. 새들이 어떠한 사전 학습 없이 본능에 의해서 이동한다면, 지구 자기장이 그 본능에 영향을 준다는 가설이 있다. 지구 자기장이 일종의 철새 내비게이션 역할을 한다는 거다. 이처럼 나노-자기 유전학은 나노 크기의 정밀함을 이용해 자연 속 자기장을 살아있는 세포에 적용할 때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 연구한다.

-지금까지 어떤 연구를 해왔고, 앞으로는 어떻게 발전시킬 계획인가.

▶2021년 '네이처 머티리얼스'에 발표한 논문은 자기장을 이용해 뇌세포를 활성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2024년에는 세포 단위를 넘어 뇌 신경회로까지 자기장을 통해 무선·원격으로 조절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앞으로는 이 기술을 사람의 뇌에도 쓸 수 있는지 밝히는 게 과제다. 세포나 신경회로 레벨을 넘어 뇌에 적용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다. 그래야 실제 치료에 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인간에게 적용할 때 예상하는 문제점이 있다면.

▶가장 먼저 나노물질에 독성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하등동물에서 작동하면 영장류에도 작동한다고 알려졌지만 반드시 그런 건 아니다. 인체에는 복잡한 메커니즘이 매우 많다. 그래서 먼저 원숭이를 대상으로 실험하려는 계획이 있다.

-BCI(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다. 자기장 기반 BCI와의 차이는.

▶뉴럴링크는 전기적 방식의 BCI로, 칩 같은 디바이스를 뇌에 심는 방식이다. 자기장 BCI는 주사약을 뇌에 주입하는 것과 비슷하다. 칩에 비해 약의 크기가 작고, 약의 용량도 적다는 차이가 있다. 무선이라는 점도 큰 차이다. 전기 방식 BCI는 여러 전선으로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지만, 자기장 BCI는 무선·원격으로 뇌세포에 자극을 준다. 전기 방식은 뇌 신호를 읽어내 어떤 행동을 하게 하는 데 강점이 있다. 다만 뇌에 신호를 주는 방면엔 약하다. 반대로 자기장 방식은 뇌에 자극(신호)을 주는 데 강점이 있지만 뇌 신호를 읽는 데는 약하다. 결국 두 방식을 적절히 결합한 방식이 차세대 BCI 기술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공지능(AI)과 사람의 뇌를 비교한다면.

▶AI는 결국 사람의 두뇌를 모방한 기술이다. AI에 앞서 결국 인간의 뇌, 즉 자연적 두뇌가 무엇인지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는 어떤 존재이며, 어떤 사고를 수행하고,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이해하는 것이다. 뇌 과학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가 뇌 네트워킹인데 아직 1%도 알려지지 않았다. 나노-자기 유전학은 이 문제를 풀어내는 방법의 하나다. 인간의 두뇌를 이해할 수 있다면 AI와의 공존 시대에 우리가 앞으로 추구해야 할 AI가 무엇인지 더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과학적 난제를 풀기 위해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중요한 연구를 해낸 사람들의 궤적을 보면 연구 주제가 주변 환경에 의해 많이 흔들리지 않았다. 과학의 난제를 푸는 데는 시간, 노력, 열정이 아주 필요하다. 흔들림 없는 과학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과학자의 정년 문제도 중요하다. 석학이 나이가 든다고 바로 은퇴하지 않고 계속 사회에 과학적 기여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젊은 과학기술인의 경우 딥테크 창업에 뛰어들 수 있어야 한다. 좋은 과학을 하면서도 실제 세상을 움직일 수 있고, 본인에게 충분한 보상까지 주어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