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메가프로젝트'(반도체·피지컬 AI·AI 데이터센터)의 핵심 전력 공급원으로 SMR(소형모듈원자로)이 꼽히는 가운데 원자력안전위원회도 메가프로젝트 목표에 맞춰 규제 정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5일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서울 종로구에서 간담회를 열고 "예산과 인력이 허락한다면 SMR 수요에 맞춰 규제 기술 개발 시기를 더 앞당길 것"이라고 했다.
SMR은 대형원전 대비 발전 용량과 크기를 줄이고 복잡한 구동장치를 원자로 하나에 넣어 공간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인 차세대 원전이다. 정부는 2035년까지 700MW(메가와트)급 SMR 1기를 부산 기장군에 건설할 계획이다.
오는 9월 발표 예정인 12차 전력기본계획에는 SMR을 추가 건설하는 내용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3대 메가프로젝트'에 따른 폭발적인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용인·호남 반도체 클러스터를 비롯해 AI 데이터센터(AIDC)를 전국 40여곳에 건설할 예정인 만큼 향후 최소 30GW(기가와트)의 전력이 공급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SMR은 대형원전에 비해 건설 속도가 빠르고 입지 제약도 적은 만큼 이같은 수요를 빠르게 메우기에 적합한 에너지원으로 거론된다.
문제는 규제다. SMR은 기존 대형 원전 중심의 규제 체계와는 차별화된 별도의 규제 체계가 필요하다. 출력·안전 기능부터 대형 원전과 다를 뿐만 아니라 전력 공급이라는 단일 목적에 집중한 대형 원전과 달리 선박·열공급·수소생산 등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설계적 특성에 따른 종류도 △용융염원자로(MSR) △고온가스로(HTGR) △소듐냉각고속로(SRF) 등 다양하다.
원안위는 지난 2월 2030년을 목표로 'SMR 규제체계 구축 로드맵'을 구축하고 원자력안전법·방사능방재법 개정안과 SMR 고유 설계특성에 부합하는 안전성 검증 규칙인 'SMR 기술 기준에 관한 규칙'을 준비 중이다. SMR의 핵심 기능·요건 중심의 기준을 큰 틀에서 제시하고, 사업자가 기술 기준을 스스로 구체화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부여하는 게 핵심이다.
다만 3대 메가프로젝트가 '속도전'으로 진행됨에 따라 일각에서는 SMR 규제 로드맵에도 가속도가 붙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인숙 원안위 소형모듈원자로안전과장은 이에 대해 "현재 메가프로젝트에 포함된 i-SMR(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의 경우 현 규제 체계 안에서 (개발을) 진행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메가프로젝트 계획에 따라 (다른 카테고리의) SMR 개발도 가속할 것으로 예상되며, 실제 이에 대한 검토 요구도 늘고 있다. 지금까지는 관련 기술 설계가 2030년 이후에나 나온다는 가정하에 순차적인 법 개정 등 전략을 짰다면, 이제는 여러 기술에 대한 법·기준·규제를 동시에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장 과장은 "다만 2030년까지 규제 체계를 구축한다는 현재 로드맵도 인력 등 현실적 여건을 고려했을 때 굉장히 도전적으로 잡았다는 게 원자력계의 시각"이라며 "하지만 예산과 인력이 뒷받침된다면 (기술 개발 속도에 맞춰) 여러 규제 기술 개발을 동시에 진행해 시기를 더 앞당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