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도 '접는다'…삼성이 펼친 폴더블 시장, 판 커진다

구자윤 기자, 이찬종 기자
2026.07.16 06:30

[MT리포트]폴더블폰 대전(下)

[편집자주] 폴더블폰 시장이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삼성전자가 라인업을 확대하며 폼팩터 혁신에 나선 가운데 애플과 중국 제조사들의 공세까지 더해져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026년 폴더블폰 시장의 경쟁 구도와 제조사들의 전략을 짚어본다.

"아이폰도 접는다"…애플 참전에 폴더블폰 시장 더 커진다

삼성전자·애플·화웨이 폴더블폰 비교(예상치)/그래픽=윤선정

올해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이 요동칠 전망이다. 오는 22일 삼성전자가 차세대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Z 폴드8',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 '갤럭시 Z 플립8'을 공개할 예정인 가운데, 연내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가 가시화되고 있어서다. 삼성전자와 화웨이 등 기존 강자들이 기술 경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애플까지 가세하면서 폴더블폰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2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폴더블폰 비중은 아직 전체 스마트폰 시장의 1.6%에 불과하지만 프리미엄 제품 확대와 애플의 시장 진입을 계기로 성장세가 한층 가팔라질 것으로 분석된다. 통상 애플이 새로운 제품군을 내놓으면 스마트폰 시장 전반이 확대되는 경향이 있어서다.

카운터포인트는 애플이 폴더블폰 출시 첫해 글로벌 시장점유율 28%를 기록하며 선두인 삼성전자를 빠르게 추격할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아이폰 이용자는 물론 책형 폴더블 구매를 고려하던 일부 안드로이드 이용자까지 흡수하면서 시장 경쟁 구도를 바꾸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장 경쟁의 중심도 클램셸(조개껍데기)형에서 책형 폴더블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단순 질의응답을 넘어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시대로 발전하면서 대화면을 활용한 멀티태스킹과 생산성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체별 전략은 뚜렷하게 갈린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제품군을 앞세워 시장 주도권 방어에 나선다. 오는 22일 영국 런던에서 진행되는 '갤럭시 언팩 2026'에서 기존 갤럭시 Z폴드와 Z플립에 더해 와이드형 폴더블을 공개하며 처음으로 폴더블 3종 체제를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 폴드 시리즈가 다소 길쭉한 10대 9의 비율이었다면 와이드형인 갤럭시 Z 폴드8은 4대 3 비율의 7.6인치 메인 디스플레이를 장착해 웹서핑이나 문서 작업, 전자책 이용 등의 편의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화웨이는 새로운 폼팩터를 앞세워 기술 혁신에 집중한다. 업계 최초로 여권 형태 화면을 적용한 '푸라 X 맥스'를 선보인 데 이어 올가을에는 차세대 트라이폴드폰 '메이트 XT2'를 출시할 예정이다. 구김없는 스마트폰으로 널리 알려진 오포와 샤오미, 아너, 모토로라, 구글도 대화면 디스플레이와 힌지, 배터리 성능 등을 강화한 신제품으로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애플은 다양한 제품군 확대보다 첫 제품의 완성도에 무게를 두고 있다. 책형 디자인을 기반으로 아이패드에서 축적한 대화면 소프트웨어 경험과 iOS 생태계를 결합해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와이드형 폴더블과 애플의 첫 폴더블 아이폰 모두 화웨이가 선보인 여권형 화면 비율과 유사한 디자인을 채택할 가능성을 제기한다.

리즈 리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위원은 "폴더블폰은 아직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며 "애플의 시장 진입 이후 경쟁은 책형 폴더블 중심으로 재편되고 특히 북미 시장에서 가장 큰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긴장시킨 중국 폴더블폰…사용성 경쟁 본격화

중국 주요 폴더블 스마트폰/그래픽=윤선정

삼성전자가 개척한 폴더블폰 시장에서 중국계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추격이 거세다. 화웨이와 오포, 샤오미, 모토로라 등이 실사용성을 앞세운 기술 경쟁에 속도를 내면서 삼성전자도 폴더블폰 초격차 유지에 나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계 스마트폰 업체들은 올해 하반기 폴더블 기술 경쟁을 한층 강화한다. 과거에는 제품을 얼마나 얇고 가볍게 만들 수 있는지가 경쟁력이었다면 최근에는 화면 활용성과 힌지 구조, 내구성, 배터리 등 실제 사용 경험을 높이는 방향으로 경쟁의 축이 옮겨갔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화웨이다. 화웨이는 지난 4월 공개한 '푸라 X 맥스'에 기존 책 형태 대신 '여권 비율'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접었을 때는 한 손 사용성을, 펼쳤을 때는 영상과 문서, 웹 콘텐츠 활용성을 높였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차세대 갤럭시 Z 폴드8과 애플의 첫 폴더블폰 '아이폰 울트라(가칭)'도 이와 유사한 화면 비율을 채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화웨이는 차세대 트라이폴드폰 '메이트 XT2'도 준비 중이다. 기존 병풍형(S자) 구조 대신 양쪽 화면이 안으로 접히는 U자형 설계와 외부 디스플레이를 적용하고, 화웨이 차세대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인 '기린 9050' 시리즈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포는 '오포 파인드 N6'를 통해 화면 주름을 최소화하는 '제로 필 크리즈' 기술과 최대 100만 회 폴딩 내구성을 내세웠다. 샤오미는 자체 AP 'X링 O3'를 탑재한 '샤오미 믹스 폴드5'를 준비 중이며 6000mAh 배터리와 2억 화소 카메라를 강점으로 내세울 전망이다. 아너 역시 7000mAh급 배터리를 탑재한 와이드형 폴더블을 개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기업 레노버 산하 모토로라는 북미 폴더블 시장에서 절반 가량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삼성전자를 제치고 선두를 달리는 등 중국계 제조사들의 영향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도 맞대응에 나섰다. 지난해 화웨이를 겨냥해 트라이폴드폰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선보인 데 이어 올해는 와이드형 폴더블폰을 처음 라인업에 추가한다. 화면 활용성을 높인 새로운 폼팩터를 앞세워 폴더블폰 원조로서의 기술 우위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인 MWC를 갈 때마다 갤럭시 폴더블폰과 중국 업체 제품 간 격차가 눈에 띄게 줄어든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여전히 삼성전자가 기술적으로 앞서 있지만, 중국 업체들도 실사용성과 내구성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어 경계를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