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X(모바일경험)·네트워크 사업부가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 부담으로 출범 이후 처음으로 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하반기에도 원가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비용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회복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30일 삼성전자가 발표한 2분기 실적에 따르면 MX·네트워크 사업부는 매출 33조2000억원, 영업손실 70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29조2000억원)보다 13.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3조1000억원과 직전 분기 2조8000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MX사업부가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출범 이후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AI 서버 투자 확대로 모바일용 메모리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스마트폰 부품 원가 부담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갤럭시 S26 시리즈와 보급형 A시리즈 판매 호조, ASP(평균판매가격) 상승에 힘입어 매출은 증가세를 이어갔다. 통상 플래그십 출시 효과가 둔화되는 2분기 비수기에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유지했고, 네트워크 사업 역시 해외 사업 확대에 힘입어 전년 동기와 전 분기보다 실적이 개선됐다.
다니엘 아라우조 삼성전자 MX사업부 상무는 이날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AI 서버 투자 확대에 따라 모바일용 메모리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2분기에도 메모리 가격이 전 분기보다 올라 수익성이 악화됐고 원가 부담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갤럭시 Z 폴드8·플립8, 갤럭시 탭 S12, 갤럭시 워치 울트라2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하고 A57·A37 등 A시리즈 업셀링을 강화해 수익성 회복에 나설 계획이다. 구매·영업·개발 전반의 효율화를 통해 비용 절감도 추진한다.
원가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퀄컴은 최근 메모리와 첨단 패키징 등 반도체 공급망 비용 상승을 이유로 9월부터 스마트폰 제조사에 공급하는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가격을 두 자릿수 인상하겠다고 예고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에 AP 가격 인상까지 더해지면서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원가 부담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환경이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확대 전략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고 있다. 갤럭시 S27 시리즈는 기존 기본·플러스·울트라 체계에 '프로' 모델이 새롭게 추가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기본과 플러스는 물론 새롭게 선보이는 프로 모델에도 자체 AP인 엑시노스 2700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국과 유럽 등에는 엑시노스를, 미국에는 퀄컴 스냅드래곤을 탑재하는 지역별 이원화 전략이 유력하며 최상위 모델인 울트라는 스냅드래곤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모리와 AP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경우 삼성전자의 원가 절감 전략에서 엑시노스의 역할도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