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와 어류 폐사를 유발하고 독성 물질로 상수원 수질을 위협하는 녹조가 매년 기승인 가운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햇빛만 있으면 녹조를 제거하는 '무전원 자율 방제 수상 로봇'을 개발했다.
KIST는 청정에너지연구센터 오형석 박사 연구팀이 초물성전도소재연구센터 김남동 박사 연구팀·극한물성소재연구센터 조혜성 박사 연구팀과 공동으로 외부 전력 공급과 약품 운반 없이 햇빛만으로 작동하는 '무전원 자율 방제 수상 로봇'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기존 녹조 제거는 작업자가 배를 타고 과산화수소를 직접 살포하는 방식이 주로 활용됐다. 이 방법은 넓은 수역을 반복해서 이동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다. 약품 장기 보관을 위해 첨가되는 안정제가 녹조 제거 효율을 저하한다는 한계도 있었다.
연구팀은 탄소 소재에 코발트 원자를 하나씩 분산시킨 단일원자 촉매를 개발해 공기 중 산소와 물만으로 과산화수소를 현장에서 즉시 합성하는 기술을 구현했다. 이 기술로 생성된 과산화수소는 상용 과산화수소 대비 녹조 제거 속도가 최대 1760배 개선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촉매 시스템을 태양광 패널과 부유 장치에 결합해 자율 방제 수상 로봇을 완성했다. KIST는 내부 연못에서 시험 운행한 결과 녹초 제거 성능이 검증됐다고 밝혔다.
이번 기술은 전력 인프라가 부족한 저수지·댐 등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별도의 약품 운송 없이 현장에서 필요한 만큼 과산화수소를 생산할 수 있어 운송 비용과 약품 누출 위험을 줄일 수 있다. KIST는 향후 장치 규모를 확대해 강, 대형 상수원 등 다양한 환경으로 적용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오형석 KIST 책임연구원은 "수질 정화 촉매, 첨단 복합소재, 로봇 제어 기술 등을 보유한 KIST 연구팀이 협력해 만들어낸 융합 연구의 결과"라며 "미래형 스마트 물관리 기술의 새로운 대안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KIST 주요 사업 및 탄소 업사이클링 사업(RS-2022-NR068684),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창의형 융합연구사업(GTL25021-210, CAP21011-100)으로 수행됐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Applied Catalysis B: Environment and Energy'(IF 21.1, JCR 분야 상위 0.6%) 최신호(Volume 386)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