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가짜뉴스 몰릴 줄 알았는데…KISO 첫 심의는 영수증 리뷰·미용 후기

김평화 기자
2026.09.02 12:00

정치적으로 민감한 허위조작정보가 몰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의 첫 심의에는 음식점 영수증 리뷰와 미용 시술 후기, 숙박업체 홍보글 등이 주로 올랐다. 최종 심의를 받은 게시물 23건은 모두 허위조작정보가 아닌 것으로 결론 났다.

KISO 허위조작정보심의특별위원회는 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개정 정보통신망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허위조작정보 심의 현황을 공개했다. 네이버(NAVER)·카카오 등 회원사가 판단하기 어려운 사안을 위원회에 넘기면 법률·미디어·언론·기술 분야 전문가들이 심의한다.

접수된 게시물 27건 중 상품·서비스 정보와 이용 후기, 홍보글 등 '정보·후기·홍보형'이 19건으로 전체의 70%를 차지했다. 여행·숙박업체 정보와 음식점 영수증 리뷰, 미용 시술 후기, 상품 할인 정보 등이 포함됐다. 고시원을 소개하면서 호텔 로비 사진을 사용하거나 특정 물질이 건강에 좋다고 홍보한 글도 심의 대상에 올랐다.

김민호 특별위원장은 "당초 제도가 시행되면 첫 상정 안건 대부분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일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신고된 안건은 예상과 전혀 달랐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27건 중 심의 도중 삭제되거나 명예훼손 등 권리침해를 이유로 임시조치된 4건을 제외한 23건을 최종 심의했다. 23건 모두 'KISO 허위조작정보 자율정책 가이드라인'상 허위조작정보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위원회가 허위조작정보를 이유로 삭제를 결정한 사례도 없었다.

법상 허위조작정보로 인정되려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거나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는 목적이 있어야 하고, 정보가 허위이거나 조작돼야 한다. 이로 인해 다른 사람의 인격권·재산권이나 공익을 해치는 결과도 발생해야 한다.

김현경 서울과학기술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내용이 허위이거나 조작됐다는 이유만으로 유통 금지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며 "아무런 의도 없이 일상에서 한 말까지 금지하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에 법도 목적과 피해 발생을 조건으로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KISO는 법에 적힌 '누구든지'에 허위정보를 처음 만든 사람뿐 아니라 이를 퍼 나른 사람도 포함된다고 해석했다. 다만 게시자에게 피해를 줄 목적이 있었는지는 엄격하게 판단한다. 게시물의 내용과 작성 경위, 피해자와의 관계, 반복 여부, 유통 범위와 방법 등을 두루 살핀다.

특정인을 겨냥한 게시물을 반복해서 올리거나 출처를 확인할 수 있는 표시를 일부러 지우거나 바꾼 경우에는 피해를 줄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봇넷이나 매크로를 이용해 조직적으로 퍼뜨렸는지, 피해자의 삭제 요구를 거부하고 계속 유통했는지도 판단 기준이 된다.

일부 표현이 부정확하거나 정보가 오래됐더라도 글 전체의 핵심 내용이 이용자의 판단을 흐린다고 보기 어렵다면 허위·조작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개인적인 평가와 의견, 아직 진실이 가려지지 않은 학술·과학·종교적 논쟁도 심의 대상에서 뺀다.

김 위원장은 모든 부정확한 정보나 권리침해 게시물을 허위조작정보로 판단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심의 사례와 결과를 공개해 자율규제의 예측 가능성과 신뢰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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