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인건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거나 연구 외 목적으로 국가 연구개발비를 부당 사용한 책임연구자는 최대 20년까지 국가 R&D(연구·개발) 사업에 참여할 수 없게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가연구개발혁신법' 일부개정법률 공포안이 8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개정법률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2027년 3월부터 시행된다.
개정법률로 연구부정행위에 대한 제재 수위가 강화된다. 국가 R&D 참여 제한 기간과 부가금이 대폭 상향됐다. 연구부정행위는 연구기관이나 연구책임자가 정부출연금을 본래 취지와 다른 목적으로 유용하거나 횡령하는 등의 행위를 말한다. 대표적으로 학생 인건비를 편취하거나 연구비를 사적으로 유용한 사례가 있다.
2027년부터 연구부정행위 발각 시 국가 R&D 참여 제한 기간이 현행 10년에서 20년으로 늘어난다. 과기정통부는 "악의적, 상습적으로 연구비를 부정 사용한 연구자를 연구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퇴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재부가금 부과 상한도 이미 지급한 정부지원연구개발비의 5배에서 30배로 높였다. 만약 연구비 2억원에 대해 허위로 세금계산서를 발행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지금까지는 2억원의 5배인 10억원을 부과했다면 개정법률에 따라 최고 60억원까지 부과할 수 있다.
아울러 연구부정행위에 범죄 혐의가 있다고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판단하는 경우, 관할 수사기관에 고발하거나 수사를 의뢰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명확히 했다.
과기정통부는 모든 위반행위에 일률적으로 최고 수준의 제재를 부과하는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제재 처분은 △제재 사유의 중대성 △위반행위의 고의성 및 위반 횟수 △연구개발과제의 수행 단계와 진행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이와 함께 과제평가제도도 개편한다. 결과물 중심 등급제를 폐지하고 정성적 평가로 전환한다. 평가는 '성과의 우수성'과 '도전적 연구 과정'으로 평가하며 우수과제에는 별도의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이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과제여도 시행착오를 통해 지식을 창출했다고 인정받는 경우 별도의 공모 절차 없이 후속 연구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박인규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이번 법 개정은 연구혁신비 신설, 간접비 네거티브 전환, R&D 서식 간소화 등 연구자의 자율성은 확대하되, 중대한 부정행위에는 그에 걸맞은 책임을 부과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성실한 도전과 우수한 연구는 더 과감하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