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걸쳐 한반도 '땅의 역사' 그렸다… 마침내 '대장정' 마침표

박건희 기자
2026.09.10 10:00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대한민국 국가기본지질도 완간 선포
남한 지역 357도엽 담아
한반도 암석 종류, 단층·습곡 등 지층 정보 '총체'
권이균 원장 "AI·디지털 트윈 융합해 디지털 데이터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발간한 여러 형태의 국가기본지질도 /사진=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반도 '땅의 역사'를 담은 대한민국 국가기본지질도가 약 100년 만에 완성됐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10일 대전 유성구 본원에서 '국가기본지질도 완간 국제 학술포럼'을 열고 국가기본지질도 남한 지역 357도엽의 완간을 공식 선포한다. 이 자리에는 구혁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 김영식 NST(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허민 국가유산청장,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성회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참석한다.

국가기본지질도는 국토를 이루는 암석의 종류와 생성 시기, 지층의 분포와 선후관계, 단층·습곡 등 지질구조를 조사해 지도 위에 체계적으로 기록한 대한민국의 국가 표준 지질정보다.

지상의 위치와 지형을 보여주는 일반 지도와 달리, 지질도는 오늘날의 국토가 어떤 과정을 형성됐는지 보여준다. 흔히 '땅의 역사책'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국가기본지질도는 약 100년에 걸쳐 완성됐다. 초기 작업은 일제 수탈의 역사와 함께한다. 1918년 조선총독부는 한반도의 광물자원을 수탈하려는 목적으로 지질조사소를 설치했다. 이후 1924년 최초의 1대 5만(1:50000) 지질도가 발간됐다. 1대 5만 지도는 실제 지표면의 거리나 크기를 5만분의 1로 줄여서 표현한 지도다.

국가지질도 제작은 광복 이후로도 이어졌다. 중앙지질광물연구소와 국립지질조사가 작업을 이어받았다. 그 결과 1962년 태백산지구지질도가 발간됐다. 이후 대학과 연구기관의 지질학자가 전국 각지를 직접 누비며 현장 조사와 정밀 분석을 이어왔다. 조사·분석 기술의 발전과 함께 기존 지질 정보도 계속해서 보완했다.

국가기본지질도는 약 100년에 걸쳐 완성됐다. 1924년 최초의 1대 5만(1:50000) 지질도가 발간됐다. /사진=한국지질자원연구원

올해 한반도 산악지역과 접경지역, 도서 지역을 담은 마지막 도엽까지 채우며 남한 지역 총 357개 도엽이 하나의 국가기본지질도로 완성됐다.

한 장의 도엽을 만드는 과정은 쉽지 않다. 권이균 지질자원연 원장은 "도엽 한 장을 제작하는 데 2년간 지질학자 3명이 합세한다"고 했다. 전문가 한 명을 육성하는 데도 박사 학위 취득 후 현장 경험을 쌓기까지 약 10년이 걸린다. 지질학자는 직접 전국 산과 들, 하천과 해안을 걸으며 두 눈으로 암석과 지층, 지질구조를 관찰하고 시료를 채취한다. 이후 실험실에서 광물 조성과 미세조직, 지화학적 특성을 분석해 암석의 절대연령을 확인한다. 이 과정을 모두 거쳐야 하나의 도엽이 완성된다.

권 원장은 한반도 지질도의 특징이 "전 세계적으로 흔히 볼 수 없을 만큼 색감이 매우 다채롭고 알록달록한 것"이라고 했다. 지층을 이루는 암석의 종류가 다양하고 세분돼 있어 다채로운 색상으로 표현된다는 의미다. 땅의 역사가 오래된 만큼 지질 구조와 체계도 복잡하다.

한반도 도폭 발간 현황 /사진=한국지질자원연구원

이처럼 제작한 지질도는 국토를 이해하기 위한 가장 기초적인 국가 자산이 된다. △광물자원 탐사 △사회기반시설 건설 △지하수·지하공간 활용 △지질재해 대응 △이산화탄소 지중저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질자원연은 축적된 자료를 표준화, 디지털화해 디지털 지질도와 지리정보체계(GIS)를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개별 도엽 단위로 구축된 지질정보를 상호 연계해 도엽과 지역의 경계 없이 하나로 이어지는 경계정합형 지질도'를 개발한다.

권 원장은 "100여년간 국토를 직접 걷고 기록해 온 지질학자의 헌신과 과학기술이 집약된 역사적 성과"라며 "AI 및 디지털트윈과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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