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통신시장, 이용자 중심의 새판을 짜다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장
2026.10.06 05:00

다양한 미디어 서비스로 나아가는 '디지털 생태계의 핵심 관문'인 스마트폰은 정보 검색과 금융거래, 본인 인증, AI 비서에 이르기까지 우리 일상을 함께하고 있다. 이러한 필수재를 어떤 조건으로 구매할지는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미디어에 대한 접근성, 국민의 미디어 주권과 직결되는 중요한 사안이다.

AI 기술이 진보하고 다양한 기능이 탑재되는 만큼 단말기 가격은 지속 상승하고 있으며, 그에 비례해 이용자 부담이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여건을 고려해 지난 11년간 스마트폰 지원금 상한을 규제하던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이 지난해 7월 폐지됐다.

규제의 빗장이 풀렸다고 곧바로 이용자 혜택이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보의 비대칭성'을 악용해 지원금 혜택이 소수에게만 집중되거나 불필요한 고가요금제 또는 부가서비스 가입을 강요하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존재한다.

이에 방미통위는 최근 '이동통신단말장치 등의 건전한 유통환경 조성을 위한 시책'을 수립해 발표했다. '지원금은 자유롭게, 정보는 투명하게'가 시책의 대원칙인 만큼, 사업자 간 지원금 경쟁을 활성화시켜 이용자 혜택은 극대화하되 구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용자 기만행위와 피해는 철저히 막고자 한다.

시책은 우선 정보 탐색부터 이용에 이르기까지 투명성을 대폭 강화한다. 지원금 정보를 쉽게 알 수 있도록 정보 제공 방식을 개선하고, 이용자를 기만하는 허위과장광고는 엄단한다. 계약 체결 시에는 지원금 정보의 정확한 기재를 점검하고, 판매자 실명 등록을 통해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한다. '고가요금제 의무 유지 기간'이 만료될 경우 명확히 고지해 이용자들이 올바른 정보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할 계획이다.

불공정행위 근절을 위한 다각적 감시 체계도 가동된다. 지역과 연령에 따른 지원금 차별이나 고가 요금제 가입을 미끼로 하는 부당한 장려금 운용에는 정부의 촘촘한 모니터링이 뒤따른다. 이용자들도 법 위반 사례를 신고하면 소정의 보상을 제공하는 '참여형 신고제'가 활성화되고, 이동통신 및 인터넷 결합판매 등 갈수록 복잡해지는 판매 유형별 맞춤형 신고 체계를 통해 이용자 권익 보호의 사각지대를 메워나갈 계획이다.

시책은 현장과의 끝없는 소통을 통해 성공적으로 시행될 수 있다. 방미통위는 이를 위해 소비자 단체, 전문가, 통신사, 제조사, 유통점 등이 광범위하게 참여하는 '유통환경개선 협의체'를 출범시킨다. 이전의 일방적, 일회적 규제에서 벗어나 정부와 사업자, 전문가, 이용자가 머리를 맞대고 시장의 문제점들을 발굴·개선하는 이른바 '민관 협력 규제(Co-Regulation)'의 플랫폼이 될 것이다.

이번 시책은 종이 위의 선언적 문구에서 끝나지 않고 누적돼 온 시장의 불공정 관행을 과감하게 걷어냄으로써 이용자 체감형 혜택을 돌려주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방미통위는 '지원금은 자유롭게, 정보는 투명하게' 유통되는 통신 시장을 조성해 이용자가 다채로운 미디어를 누릴 수 있는 '미디어 기본사회'의 든든한 주춧돌을 놓는데 정책적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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