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이용권 2원에 팝니다"…30분 만에 10만개 판 중국 '립스틱 판매왕'

김평화 기자
입력 2026.11.04 10:59 수정 2026.11.04 10:59

정가 28위안 상품 0.01위안에 풀어
10만개 팔아도 매출은 20만원 수준

중국 광군제 AI 이용권 판매 대박/AI로 만든 이미지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제에서 AI(인공지능) 서비스 이용권이 인기 상품으로 떠올랐다. 유명 쇼호스트가 AI 서비스 이용권을 팔기 시작하자 30분 만에 10만개가 판매됐다. AI 기업들의 경쟁이 기술력뿐 아니라 고객 확보를 위한 초저가 마케팅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로이터와 중국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중국에서 '립스틱 왕'으로 불리는 유명 쇼호스트 리자치(李佳琦)는 지난 2일 타오바오 생방송에서 알리바바의 업무용 AI 서비스 '큐원워크(QwenWork)' 월간 이용권을 판매했다. 방송에는 천위썬 알리바바 부사장 겸 큐원워크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출연했다.

판매가격은 파격적이었다. 정가 28위안(약 5900원)인 월간 이용권을 0.01위안(약 2원)에 내놨다. 할인율은 약 99.96%다. 판매 시작 10분 만에 5만개가 팔렸고 30분 만에 약 10만개가 판매됐다. 판매된 이용권에 대응하는 AI 사용 한도는 총 2조개 토큰에 달한다.

토큰은 AI 모델이 입력된 정보를 처리하고 답변을 생성할 때 사용하는 정보량의 기본 단위다. 이번 판매는 토큰 자체를 개별적으로 거래했다기보다 일정량의 AI 사용 권한이 포함된 월간 이용권을 판매한 것이다. 2조개 역시 구매자에게 제공되는 사용 한도를 합산한 규모로 실제 소비된 토큰 수는 아니다.

10만개가 모두 0.01위안에 판매됐다고 가정하면 총매출은 1000위안(약 21만원)에 그친다. 정가 기준 상품가치인 280만위안과는 상당한 차이다. 행사 상품은 기존 구독 이력이 없는 신규 이용자만 구매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매출보다 신규 고객 유치에 초점을 맞춘 행사다.

AI 서비스의 온라인 판매는 다른 기업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 9월 티몰에 AI 토큰 충전센터인 'AI 공간역'을 개설했다. 큐원뿐 아니라 즈푸AI와 미니맥스 등 중국 주요 AI 기업이 입점했다. 징둥닷컴도 AI 소프트웨어 충전 서비스를 운영하며 관련 상품 판매에 나섰다.

판매 성장세도 가파르다. 알리바바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광군제 판매 개시 당시 타오바오의 AI 토큰 상품 거래액은 전월 대비 450% 증가했다. 다만 실제 거래금액과 비교 기준이 되는 전월 거래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9월부터 본격적으로 형성된 초기 시장인 만큼 높은 증가율만으로 시장 규모나 수익성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AI 기업들에는 새로운 유통 채널을 확보할 기회다. 기존에는 이용자가 개별 AI 서비스에 접속해 구독료를 결제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이제는 쇼핑몰에서 여러 AI 서비스의 가격과 이용 조건을 비교하고 할인된 이용권을 미리 구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광군제는 AI의 대중 소비시장 진입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기업과 개발자 중심으로 거래되던 AI 연산 서비스가 화장품이나 생활용품처럼 할인 판매되는 상품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AI 기업 간 경쟁도 모델 성능을 넘어 가격과 유통망, 유료 이용자 확보 능력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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