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효능·안전성 뛰어난 '혁신신약' 임상3상 '생략'

김지산 기자
2016.03.22 03:30

정부, 혁신신약 개발단축 '패스트트랙' 법제정 추진…혁신신약 개발 3년 이상 단축 기대

정부가 혁신신약 개발과 출시 기간을 줄여주기 위한 새로운 법 제정을 추진한다. 임상 2상까지 약효와 안전성이 우수한 후보에 한정해 임상 3상을 생략해주는 방안이 유력하다.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혁신신약을 미래 성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혁신신약 개발 촉진법(가칭, 이하 촉진법)' 제정이 깊이 있게 논의되고 있다.

촉진법의 골자는 임상 2상까지 결과에 따라 3상을 생략해주는 방안이다. 신약개발에서 시판 까지는 약의 성격에 따라 10-15년이 소요된다. 특히 개발 막바지 단계인 임상 3상은 짧게는 2년, 길게는 5년이 걸린다.

항암제처럼 인구 대비 환자 수가 많지 않지만 병증이 심각해 촌각을 다툴 경우 임상 기간이 비교적 짧은 반면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환자가 광범위하고 상대적으로 위급하지 않은 질병은 임상 모집 환자 수가 많고 관찰 기간도 길다.

식약처는 임상 2상까지 약효와 안전성이 우수한 신약에 한정해 임상 3상을 생략하되 해당 약을 처방받은 환자의 병증 진행경과를 1주일에서 1개월 단위로 보고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혁신신약은 기존 약의 약효를 현저하게 웃돌면서 안전성이 탁월한 약으로 한정할 계획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임상 2상까지 안전성이 매우 우수한 약에만 품목허가 기회를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시판 이후에는 일정 기간 환자들을 정밀 관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처는 당초 의약품이나 의약외품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전 과정을 다룬 약사법 개정을 통해 혁신신약 개발을 독려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약사법 골격이 규제에 관한 것이어서 규제 완화를 다루는 혁신신약 촉진 취지와 어긋난다고 보고 새로운 법 제정으로 기울었다.

식약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사례를 참조하고 있다. FDA는 희귀의약품이나 혁신신약에 대해 임상 3상을 생략해주는 조치를 종종 취한다. 최근에는 SK바이오팜이 독자 개발한 뇌전증 치료제 임상 3상에서 약효시험을 면제해줬다.

촉진법이 제정되면 빨라도 10년 걸리던 혁신신약 개발 기간이 7년으로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발비용 부담도 줄어든다. 한국제약협회에 따르면 신약개발 비용의 80% 이상이 임상시험에 쓰인다. 이 가운데 51.4%가 임상 3상에 투입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임상 3상을 거치지 않고도 혁신신약 시판 이후 안전성이 검증되면 기술수출이나 해외 임상에서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촉진법 제정은 4월 총선 이후 구성될 20대 국회에서 다뤄진다. 식약처 관계자는 "혁신신약 개발을 독려하고 수출을 장려하기 위한 방안이지만 국민 생명과 직결된 만큼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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