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19(COVID-19) 시대에는 IT(정보기술)분야에서 보았던 혁명이 바이오에서 일어날 수 있고, 지금은 (혁명이) 꿈틀거리는 시점입니다. 1등이 아닌 기업에게도 좋은 기회가 생길 겁니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대유행)이 끝날 거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미국은 코로나19 환자수가 여전히 최대지만 가장 먼저 코로나 팬데믹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팬데믹의 상징과 같았던 마스크도 서서히 벗고 있다. 원동력은 백신이다.
미국 스탠퍼드대학 의대 및 공대 교수이자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바이오 스타트업 '앨비스(LVIS)'를 창업한 이진형 교수는 "전세계를 강타한 전염병과 이를 극복하게 한 백신 때문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주목받는 산업은 헬스케어(바이오)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동안에는 여러 규제로 진료를 받기 위해선 직접 병원에 가야했지만 팬데믹으로 변화가 생겨 온라인 플랫폼이 큰 기회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교수는 "팬데믹 기간 중 예방과 검진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더욱 자리를 잡았다"며 "검진과 예방을 가능하게 해주는 기술을 가진 기업도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바이오산업에서도 승자 독식의 시대가 열릴 것이란게 그의 예측이다.
"바이오에서 승자독식을 못하는 이유는 기술이 부족해서입니다. '보물찾기' 방식(여러 후보물질을 시험해 신약을 찾는 방법)은 확장적이지 않습니다. 제약산업은 보물찾기 방식이어서 가격이 비싸고 효과도 없는 경우가 있죠. 이렇다보니 오랜 시간이 지나도 새로운 이노베이션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는 "하지만 바이오산업은 현재 상황이 바뀔 수 있는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며 "IT에서 본 혁명이 바이오에서 일어날 수 있고 꿈틀거리는 시점이지만 아직 승자도 결정되진 않았다"고 주장했다.
서울과학고와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나온 이른바 '엄친딸'인 이 교수는 스탠퍼드대학에서 전기공학으로 석박사를 받았다. 하지만 지금은 뇌과학 전문가로 꼽힌다. 전기공학을 전공한 이 교수가 뇌질환에 관심을 가진 건 외할머니가 뇌졸중으로 쓰러졌음에도 병원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전기공학에서 쓰이는 시스템 엔지니어링(공학기술)을 뇌질환 치료에 적용하면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교수는 "개인적인 경험과 기술에 대한 아이디어로 무모하지만 용기있게 도전했다"고 말했다.
2013년 이 교수가 창업한 앨비스는 전기회로를 고치는 것처럼 뇌질환도 고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뉴로매치'라는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뇌의 어떤 기능이 잘못됐는지 진단하고 가장 적합한 치료방법을 제안한다. 최근까지 아이디어를 검증했고 1~2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제품화에 나서고 있다. 첫 목표로 삼은 건 간질로 내년에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다음 목표는 파킨슨병과 알츠하이머다. 이 교수는 "앨비스가 하는 일이 IT와 바이오의 융합"이라며 "바이오에서 승자독식이 이뤄지면 앨비스가 승자가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한국인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스탠퍼드대학 의대와 공대 교수로 임용됐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경력을 가지고 있다. 따르려는 후배들이 많다. 이 교수는 "한국의 인재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건 도전정신을 좀 더 가졌으면 하는 것"이라며 " 지금 어렵더라도 좀 더 도전하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투자하고 도전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