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프렌즈 우창윤 전문의과 함께하는 GLP-1 이야기] ③

"약 끊으면 도로 찌는 거 아닌가요?"
비만 치료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순간은 체중을 빼는 과정보다 뺀 이후다. 처방 과정에서 가장 많이 반복되는 질문이기도 하다. 과거 다이어트 경험이 많을수록, 요요에 대한 불안은 더 크다. 힘들게 뺀 체중이 다시 돌아왔던 기억 때문이다.
체중이 다시 늘어나는 현상, 이른바 '리바운드'의 원인은 단순하지 않다. 흔히 의지 부족이나 관리 실패로 설명되지만, 실제로는 훨씬 복합적인 문제다. 체중 감량 이후에도 생활·행동 패턴이 유지되지 못하면, 몸과 뇌의 조절 시스템은 다시 이전 상태로 돌아가려는 경향을 보인다. 요요는 단순한 실패가 아니라, 감량 이후의 준비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신호에 가깝다.
비만은 단순히 많이 먹어서 생긴 문제가 아니다. 몸의 대사 시스템과 뇌의 보상 시스템이 함께 교란된 상태다. 스트레스는 많아졌지만 신체 활동은 줄어들고, 잠은 부족한데 자극적인 음식과 음료는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반복된다. 이런 조건이 바뀌지 않은 채 체중만 줄이면, 약물을 중단했을 때 다시 체중이 늘어나는 건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흐름이다.
실제 연구에서도 이런 흐름은 확인된다. 위고비 치료를 중단하거나, 감량 이후 생활 관리가 느슨해질 경우 일정 수준의 체중 반등이 관찰된다. 체중을 많이 감량했던 환자일수록 초기 반등이 더 두드러졌다. 이는 약물 자체의 한계라기보다, 체중을 유지할 준비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관리가 중단됐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래서 비만 치료에서는 '언제 약을 끊을 것인가'보다, 약을 사용하는 동안 무엇을 함께 바꿨는가가 더 중요해진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는 체중, 체성분 수치만으로 치료 방향을 결정하지 않는다. 환자마다 체중이 늘어난 이유와 반복되는 실패 패턴이 다르기 때문이다.
치료 전에는 자기 통제력과 성향, 식사 습관, 활동량, 수면 상태, 정서 상태 등을 함께 살펴보는 평가가 이뤄진다. 어떤 사람에게는 밤늦은 폭식이, 또 다른 사람에게는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간식 습관이 체중 증가의 핵심 원인일 수 있다. 중요한 건 문제 되는 행동 자체뿐 아니라, 그 행동이 왜 반복됐는지에 대한 심리적 배경을 함께 짚는 것이다.
이렇게 확인된 생활 행태의 문제는 약물 치료와 동시에 개선이 진행된다. 단순히 체중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이후 체중이 다시 늘지 않도록 만드는 기반을 함께 다지는 접근이다. 실제로 이런 방식으로 치료가 이뤄질 경우, 체중 감량뿐 아니라 체성분 개선과 유지 측면에서도 더 안정적인 결과가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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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인 부분도 고려된다. 복잡한 식단 관리나 과도한 운동이 부담스러운 환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탄수화물을 줄인 단백질 셰이크나 생리활성 물질이 풍부한 식이섬유 제품처럼 비교적 간편하지만 방향이 분명한 도구를 활용해 식사 패턴을 조정한다. 이를 통해 위고비 치료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위장관계 부작용은 완화하고, 치료 효과는 높이는 방식이다. 관리의 핵심은 완벽함이 아니라 지속 가능성이다.
결국 요요를 좌우하는 건 약 사용 여부가 아니다. 체중을 줄이는 동안 몸과 뇌가 새로운 리듬을 얼마나 익혔는지다. 비만 치료는 단기 이벤트가 아니다. '살을 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다시 찌지 않아도 되는 상태를 만드는 과정이다. 그래서 요요를 피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단순하다. 체중을 빼는 동안 체중이 다시 늘지 않아도 되는 생활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위고비를 둘러싼 '요요 공포' 역시 결국 어떻게 빼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유지할 준비를 하느냐의 문제로 다시 정리될 필요가 있다.
외부 기고자 - 우창윤 '닥터프렌즈' 내분비내과 전문의(윔클리닉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