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대 초반 여성 A씨는 지난 달 초 코로나19(COVID-19) 격리해제를 했지만 한 달 반째 후유증을 앓고 있다. 가래가 끼고 목이 따끔거리는 흔한 증상도 문제지만 탄산을 전혀 느끼지 못하게 됐다. 코로나19에 걸렸던 주변 지인들 중 탄산이 안 느껴진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어 걱정스럽다. 유일한 취미였던 '퇴근 후 맥주 한 잔'도 이제 옛말이다.
#. 30대 남성 B씨는 지난해 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격리 해제된 후 3개월이 됐는데 여전히 모든 음식에서 쓴 맛이 난다. 알아주는 대식가였던 그는 먹는 재미를 잃었다. 뉴스에서 나오는 것처럼 미각이 아예 소실되진 않았다는 점을 불행 중 다행으로 여겨야 하나 싶다.
A씨와 B씨는 모두 기저질환이 없는 30대다. 방역 당국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중증화율이 낮기 때문에 기저질환이 없는 젊은 층 대다수는 계절 독감 수준의 증상만 앓고 지나간다고 언급해왔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17일 0시 기준 누적 확진자는 825만295명이다. 전체 확진자 중 84.25%는 고위험군에 해당하지 않는 50대 이하 '젊은 연령층'이다.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젊은 연령층 중에도 코로나19를 심하게 앓는 사람 뿐 아니라 후유증이 1~2개월 이상 지속되는 사례도 는다. 젊은층 대다수가 재택치료로 코로나19를 겪기 때문에 격리해제 후 계속되는 후유증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람마다 증상이 다른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고 보통 1~2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까지 계속될 수 있다고 본다.
오미크론 유행 이후 젊은 연령층 확진자들은 재택치료 대상자라 의료진의 진료를 받은 적 없다. 후유증의 유형도 SNS나 인터넷 통해 접한 것이 전부다.
A씨는 "한 달 반째 목이 따끔거리고 가래가 있는 데다가 탄산이 안 느껴진다"면서 "SNS나 인터넷에에서 탄산을 못 느낀다는 코로나19 후유증은 아직 못 봤다. 혹시 다른 병이 생긴 것이 아닌지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미크론이 '독감' 수준이라고 하는데 이전에 델타 유행 때 감염되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라며 "델타 때 걸렸더라면 지금보다 더 심한 후유증이 있지 않았겠냐"라고 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람마다 후유증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며 "미각 소실의 한 종류일 것"이라고 했다.
B씨는 "다른 사람에 비해 건강한 편이라 증상이 심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후유증이 오래 간다"면서 "세 달 째 모든 음식에서 쓴 맛이 느껴져 이전 만큼 먹지 못해 체중이 많이 줄었다"라고 했다.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후유증은 기침과 가래, 인후통이다. 전신 근육통과 무기력증도 오미크론 후유증으로 꼽힌다. 미각소실, 후각소실은 델타에 비해 덜하지만 일부 확진자들에겐 후유증으로 남는다.
30대 여성 C씨는 "코로나19 감염되기 이전에 비해 체력이 확실히 떨어졌다"면서 "격리해제 한 지 2주가 넘었는데 이른 저녁부터 피곤하고 몸이 지친다. 잔기침, 가래, 근육통도 아직 남았다"라고 했다. 30대 남성 D씨는 "감기 같은 병이라고 들었는데 비슷할 수가 없다"면서 "회사에서는 코로나19로 병가를 줬으니 열심히 일하라는 분위긴데 이전과 달리 야근을 하면 온 몸에 힘이 풀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람마다 증상이 다른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고 보통 1~2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까지 계속될 수 있다고 본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입원 환자 90%, 외래 환자의 30% 정도는 후유증이 나타나는 것 같다"면서 "사람마다 나타나는 증상이나 후유증을 앓는 기간이 다르다"라고 했다. 천 교수는 "기침, 호흡곤란, 피곤, 무기력증, 근육통이 오미크론에서 흔하게 나타나는 후유증"이라며 "한 두 달 정도는 흔하고 6개월까지도 이어지는 것 같다. 오미크론은 아직 1년도 안 됐기 때문에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마상혁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후유증이 심한 경우 인후통으로 음식을 못 먹는 환자들이 있다"면서 "개인차가 나타나지만 예상치 못한 반응이 생길 수 있다. 문제는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진료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