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가 비상사태 종료를 선언해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다. 방역을 멈출 수 없는 이유다. 국가가 방역을 주도한 펜데믹 시대와 달리, 엔데믹 시대엔 '개인 방역'의 중요성이 좀 더 부각된다. 마상혁(전 대한백신학회 부회장) 경상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은 "코로나19의 고위험군 인자 가운데 하나가 비만인데, 펜데믹 때 비만 인구가 늘었다"며 "일상 회복에 속도를 내는 만큼 개개인이 체중을 관리하는 등 코로나19 고위험군이 되지 않으려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인 방역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천은미 교수는 "우리 국민 4명 중 한 명이 코로나19에 재감염됐는데, 건강한 사람은 재감염되더라도 기존 감염 때 형성된 면역력으로 가볍게 앓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다"며 "개인 방역 시대를 맞아 코로나19 검사키트를 집에 상시로 구비했다가 감염되면 최소 5일 이상 집에서 휴식 후에 출근·등교하게 하고, 고위험군은 언제든 처방받을 수 있게 병원·약국에서 보다 많은 치료제를 상시 구비하게 하는 등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상의 작은 틈도 코로나19 바이러스에게 내주지 않는 '지름길'은 개인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엔데믹 시대를 맞아 15일 '개인이 지켜야 할 5가지 중요 수칙 및 행동 요령'을 발표했다.
첫째는 '코로나19 예방접종 동참'이다. 코로나19 백신을 맞으면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낮출 뿐 아니라 감염되더라도 중증화로 진행할 가능성, 후유증의 정도도 줄일 수 있다. 아직 코로나19 백신을 한 번도 맞지 않았다면 기초접종(1·2차)을, 기초접종을 완료한 18세 이상 성인은 동절기 추가접종을 하면 된다. 16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가 백신을 접종한 사람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접종하지 않은 사람보다 중증화 진행 위험성이 92.1% 줄었다. 또 이들이 4주 이상 후유증을 겪는 비율은 30%로, 접종하지 않은 사람(44.8%)보다 낮았다.
둘째, '사람 많고 밀폐된 곳에서의 마스크 착용'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주로 사람의 침방울을 통해 전파된다. 침방울의 크기는 5㎛ 정도인데 마스크를 착용하면 침방울이 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또 바이러스가 묻은 손으로 입·코를 만지는 것도 막아 감염 가능성을 줄인다. 마스크를 쓰기 전 손을 씻고, 마스크를 벗을 땐 끈만 잡고 벗긴 후 손을 씻는다.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을 때, 자신이 코로나19 고위험군일 때, 고위험군과 접촉할 때, 환기가 어려운 '3밀'(밀접·밀집·밀폐) 실내 환경에선 마스크 착용이 강력히 권고된다.
셋째, '손 씻기 실천과 기침 예절 지키기'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손 씻기를 '가장 경제적이며 효과적인 감염 예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손바닥, 손등, 손가락 사이, 손톱 밑 구석구석을 30초 이상 비누로 씻는다. 기침·재채기를 할 땐 침방울이 각각 3000개, 4만 개 정도 튄다. 침방울이 튀는 거리는 각각 2m, 8m에 달한다. 기침·재채기가 나올 땐 휴지나 옷소매 안쪽으로 입·코를 가린다.
넷째, '환기와 소독'이다. 한 번에 10분 이상, 하루 세 번은 환기한다. 환기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들어 있는 침방울의 공기 중 농도를 줄일 수 있다. 환기할 때는 가급적 출입문과 창문을 동시에 개방해야 '맞통풍'을 통해 환기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집안에서 전화기·리모컨·손잡이 등 손이 자주 닿는 곳의 표면을 매일 한 번 이상 소독하면 감염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다섯째, '호흡기 증상 발생 시에 대면 접촉 최소화'다. 코로나19는 증상이 없거나, 증상이 가벼운 초기에도 전염될 수 있다. 열이 나거나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을 때는 진료를 받고,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최소화한다. 코로나19 고위험군과 함께 사는 경우 대화·식사 등을 최소화하고 가급적 집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