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지아이이노베이션 "흑색종 항암제 임상 1상서 기존 병용 요법 이상 효과 확인"

정기종 기자
2024.01.29 10:02

흑색종 임상 1상서 객관적반응률(ORR) 43%…기존 면역치료제 단독·병용 요법 상회
장명호 CSO "병용 요법선 더 극적 효과 기대…글로벌사 반응 '판타스틱'(Fantastic)"

장명호 지아이이노베이션 임상전략총괄(CSO) /사진=지아이이노베이션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차세대 면역항암제로 개발 중인 'GI-102' 단독 요법 임상 1/2a상에서 기존 단독·병용 요법을 넘어서는 객관적반응률(ORR)과 면역세포 활성 효과를 확인했다. 뿐만 아니라 기존 CAR-T 치료제 불응 환자들의 치료 옵션 가능성도 발견했다. 이 회사는 연초 JP모건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에서 글로벌 제약사에 해당 데이터를 공유했는데, 다수 잠재적 파트너들의 호응을 얻어내며 기술수출 전략을 고심 중이다.

장명호 지아이이노베이션 임상전략총괄(CSO)는 29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기존 치료법에 불응 또는 재발한 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GI-102 단독 임상 1상에서 43%의 반응률과 평균 7배의 면역세포 증가를 확인했다"며 "이는 기존 치료제들의 결과를 크게 상회는 전례없는 수준의 기록이다"고 말했다.

현재 암 치료의 주류인 면역항암제는 체내 면역세포를 활성화 해 치료하는 기전이다. 여기서 핵심이 되는 것이 크게 NK셀과 T림프구, B림프구로 구분되는 림프구(Lymphocyte, 면역계를 구성하는 중심 세포)다. 하지만 화학요법 또는 방사선으로 치료하며 림프구가 줄어든 말기암 환자들의 경우,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면역세포가 부족한 탓에 면역항암제가 반응을 못하는 탓이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의약품인 '키트루다'를 사용해도 10명 중 3명 정도만 반응할 정도다.

특히 키트루다는 ORR이 아닌 전체생존율(OS) 또는 무진행생존율(PFS) 등과 관련된 면역학적 기억을 올려주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치료 효과는 좋지만 반응률은 낮다. 때문에 키트루다 파트너의 핵심 요건은 면역세포 활성을 통해 반응률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전세계 제약사들이 시도 중인 키트루다와의 병용요법 역시 이를 개선하는 것이 목표다.

GI-102 단독요법 임상 데이터. 용량증량 임상시험에 등록된 32명의 표준치료에 실패한 고형암 환자 중 7명이 면역항암제 불응·재발한 전이성 흑색종 환자였는데 6명에서 종양 감소가 확인됐다. 반응률 역시 키트루다+렌비마(21.4%) 대비 두배 이상 높았다. /자료=지아이이노베이션

GI-102 용량증량 임상시험에 등록된 32명의 표준치료에 실패한 고형암 환자 중 7명이 면역항암제 불응·재발한 전이성 흑색종 환자였다. 이들 7명의 환자 중 다양한 용량 단계에 등록된 환자 6명에서 종양 감소가 확인됐다. 특히 전체의 43%에 해당하는 3명은 종양 크기가 30% 이상 감소하는 확증된 부분관해(cPR)가 확인됐다. 가장 효과가 좋았던 환자의 종양 감소율은 45%였다.

장명호 총괄은 "현재까지 면역치료제 불응 또는 재발한 흑색종 병용요법에서 가장 높은 반응률을 보인 조합인 '키트루다+렌비마'인데 이 역시 21.4%에 불과했고, 경쟁약물인 인터루킨2(IL-2) 계열 단독요법에선 앨커미스의 '넴바류킨'가 13%로 최고인 수준"이라며 "이번 데이터는 단독요법 만으로 얻어낸 수치로 병용요법에선 더욱 극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이를 접한 글로벌 제약사들도 '판타스틱'을 외치며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심각한 독성 없이 면역세포 증가 평균 7배…'항암활성 핵심' NK세포 증가 32배 이상도

높은 반응률은 물론, 반응 환자에서 의미있는 면역세포 증가도 확인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3~4배를 높이는 것이 목표인 가운데 평균 7배의 증가폭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NK세포의 경우 32배 이상의 증가를 확인했다. 무엇보다 심각한 독성이 발견되지 않은 증가폭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항암활성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NK세포의 경우 높은 중요도에도 관련 기술의 갈 길이 먼 상태다. 배양이 어렵고, 그 지속성 역시 짧은 탓이다. 이는 현재까지 NK세포치료제로 허가받은 품목이 전무한 이유다. 때문에 대형 면역항암제를 보유한 글로벌 제약사들은 단독 임상에서 독성이 없으면서 NK세포를 활성화 할 수 있는 병용 파트너를 찾는데 혈안이 돼있다.

윤나리 지아이이노베이션 임상개발부문장(상무)은 "대표적 IL-2 계열 치료제인 미국 카이론 '프로루킨'은 높은 항암활성에도 부작용이 강해 중환자실에서만 쓰인다. 약과 관련된 4등급(생명을 위협하는) 이상반응률이 전체의 35%에 달한다"며 "GI-102의 경우 4등급 이상반응은 전무했고, 일반적인 항암제 임상에서 30~40% 정도 발견되는 3등급 이상반응 역시 3.8%(26명 중 1명)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당초 기대를 뛰어넘는 GI-102 임상 데이터에 기술수출을 위한 판짜기에 돌입했다. 조건부승인 속도를 앞당기기 위해 우선 국내에서 임상 2상에 돌입하고, 해당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국 역시 2상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발빠른 후속 임상 진입을 통해 GI-102를 극대화 하기 위한 전략이다. GI-102는 현재 한국·미국에서 임상 1/2a상을 진행 중이다. 국내 대형병원은 물론, 미국 메이요클리닉과 클리블랜드클리닉 등 유력 의료기관이 임상 사이트다. 현재까지 투약된 32명의 환자 중 9명이 미국에서 등록됐다.

장명호 총괄은 "이번 결과는 임상시험수탁기관(CRO)를 통해 받은 공식 자료는 아니지만 의료진이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데이터를 분석한 내용으로 최종 결과 역시 크게 다를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글로벌 제약사들 역시 단독에서 이정도 결과라면 병용 요법에 적용하고 싶은 욕망이 생길 것이고, 이미 JPMHC에서 반응을 확인했다. 다양한 기업들과 이야기를 나눴고 회사가 어떤 곳을 파트너로 선택할지는 전략적으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GI-102 데이터 기반 新치료법 도전…"CAR-T 불응 환자에 기회 부여"

지아이이노베이션은 GI-102 데이터에 대한 자신감을 기반으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치료법에도 도전한다. 적응증은 혈액암의 일종인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DLBCL)이다. 해당 분야 대표 치료제는 기적의 항암제로 불리는 '킴리아'다. 하지만 수억원을 호가하는 치료비에도 반응률은 30% 남짓에 불과하다. 반응 여부는 6주에 결정되는데 불응할 경우 마땅한 치료법 없이 6개월 내 환자가 사망하는 실정이다.

다만 불응 환자라도 체내 10%의 CAR-T가 남아있다. GI-102의 우월한 면역활성 효과를 활용해 불응 환자들에게 또 한번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연구의 골자다. 앞서 인간화 마우스 모델을 통해 기술뿌리가 같은 GI-101A 투약으로 혈액암 완전관해(CR)를 확인했다. GI-102의 소식을 접한 윤덕현 아산병원 CAR-T센터장의 제안으로 임상시험신청계획(IND)을 신청한 상태로, GI-101과 GI-102 모두 시도해 더 나은 선택지를 찾는 것이 목표다.

장 총괄은 "특정 품목이 아닌 현재 허가된 모든 CAR-T 치료제에 적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글로벌 40조원에 달하는 시장 내 기술수출에서 다양한 전략이 가능해 질 것으로 생각한다"며 "연구자주도 임상이지만 데이터는 회사가 직접 챙기며 스폰서 주도 임상과 동일한 임상품질을 만들도록 하고 있다. 해외에서 연구자임상이라도 데이터만 좋으면 충분히 허가가 가능해 의미있는 도전에 나서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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