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수호 "의사에게 희생·봉사 강요…이건 전체주의"

정심교 기자
2024.03.08 15:00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서 휴대전화 포렌식 참관을 위해 출석하고 있다. . /사진=(서울=뉴스1)

전공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보건복지부가 전공의 의료행위를 불법으로 대체해온 PA 간호사들을 보호하기 위한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 보완 지침'이 8일 적용된 데 대해 대한의사협회가 "실현 가능성이 없고 국민을 기만하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대한의사협회 의대 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주수호 언론홍보위원장은 8일 언론 브리핑에서 "전공의 1명이 할 일을 메우려면 PA 간호사가 최소 3명 필요하다"며 "우리나라 의사 인력의 약 40%가 전공의인데 PA로 메우려면 40%의 3배 인원 필요한데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나"라고 반문했다.

주수호 위원장은 "전공의들이 현장에서 주 100시간 가까이 일하는데 시간당으로 치면 최저 임금도 못 받고 있다"며 "PA가 최저임금보다 적게 받고도 일하려 하겠는가"라며 "복지부가 최선을 다한다고 하지만 거짓말이고, 자신들의 거짓말에 발목 잡혀 늪에 빠지고 있다"라고도 했다.

최근 정부는 전공의들에게 'we need U(우린 당신을 원합니다)'라는 이름의 환자 곁으로 돌아와 달라는 동영상을 만들어 배포했다. 이에 대해 주 위원장은 "'자신의 삶보다는 우리의 생을 위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의사들은 동영상에 나온 '자신의 삶보다는 우리의 생을 위해'라는 표현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바로 공익을 위해서라면 개인의 희생 정도는 당연하게 여기는 전체주의적 사고에서 나온 표현이기 때문"이라며 "강요된 희생은 폭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께서 의사들에게 슈바이처나 히포크라테스를 본받으라고들 하는 말씀에 동의한다"면서도 "물론 의사에게 희생정신과 봉사정신은 투철해야 하지만 그것만으로 살아가라 한다면 이건 전체주의"라고 비판했다.

그는 6일에 이어 8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해 조사받고 휴대전화 포렌식을 참관했다. 이에 대해 "경찰 조사 전 언급한 대로 난 숨길 것도, 숨길 이유도 없다"면서도 "아마도 복지부인지 누군지 몰라도 정부에서 경찰을 계속 쪼아대는 것 같다. 경찰도 난감한 상황인 듯하다"고 언급했다.

또 전날(7일) 의협 비대위의 내부 문건을 폭로한다는 글이 모 커뮤니티 게시판에 게시되자 주 위원장은 "해당 게시물을 확인한 결과, 게시물의 내용은 비대위에서 작성된 적이 없는 명백한 가짜뉴스이고 조작된 허위 문건이었다"며 "이에 의협 비대위는 해당 글 게시자를 형사 고소할 것이고, 이를 통해 가짜뉴스를 만들어낸 장본인이 누구인지 반드시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은 불법을 지시하지 않는다. 그렇게 허술하거나 무식한 단체가 아니"라며 "의사들은 정부의 겁박과 온갖 가짜뉴스의 공격에도 굴하지 않고 당당히 우리의 길을 갈 것"이라고 일축했다.

(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서 휴대전화 포렌식 참관을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4.3.8/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의협 비대위는 이날 입장문에서 "정부는 자꾸만 집단행동이라는 억지 표현을 쓰지만,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이 개인의 자유의사에 의한 자발적인 행동이라는 증거는 차고 넘치고 있다"며 "누구도 강요하지 않은 자발적 행동이기에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모든 결정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작금 대한민국 의료 몰락의 원인이 정부 주장대로 의사 수 부족에서 가인한 것인지 14만 의사의 주장대로 잘못된 정책이 누적된 결과인지 원점에서 진지하게 토의할 것을 제안한다"며 "정책 결정의 과정에서 큰 오류가 있다면 잘못을 인정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건 정부의 패배도 아니고 실패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하고, 올바른 의료 시스템 정착과 진정 올바른 의료 개혁을 위해 의료계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정부의 메시지를 국민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꼭 알아주기를 바란다"며 "그러한 자세 변화만이 낭떠러지로 굴러떨어지고 있는 대한민국 의료를 구해낼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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