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전공의 회동 이튿날…차기 의협 회장 "내부의 적이 더 힘들게 해"

정심교 기자
2024.04.05 10:17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이 4일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의 만남 이후 이같은 글을 올려 궁금증을 자아냈다. /사진=임현택 페이스북

"아무리 가르쳐도 이해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지난 4일 윤석열 대통령과 전공의 대표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이 두 시간 넘게 대면한 가운데, 이날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 당선인이 자신의 SNS에 이같이 올려 궁금증을 자아낸다.

임 당선인은 이 글 외에 별다른 설명을 덧붙이진 않았지만, 의대 2000명 증원의 뜻이 확고한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글엔 "정부는 의사를 이기지 못한다" "사람은 안 변합니다" "그걸 알아먹을 마음이 없는 거죠"라는 댓글이 올라왔다.

이어 임 당선인은 5일 "A few enemies inside make me more difficult than a huge enemy outside. (밖의 거대한 적보다 내부의 적 몇 명이 나를 더 힘들게 한다)"란 영어 문장을 올리기도 했다.

임현택 당선인이 5일 "밖의 거대한 적보다 내부의 적 몇 명이 나를 더 힘들게 한다"란 내용의 영어 문장을 SNS에 올렸다./사진=임현택 페이스북

그는 '내부의 적'이 누굴 지칭하는 것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윤 대통령과 박단 비대위원장의 만남 전 그는 "봄이 오고 꽃이 조금씩 피는 것 같지만 함부로 '물밑'에서 놀면 큰일 날 날씨 같네요"란 글을 올린 바 있다.

한편 전날(4일) 윤 대통령과 박 비대위원장의 만남을 두고 전공의 내부가 분열하는 분위기다. 박단 비대위원장을 탄핵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서까지 공유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이들의 만남을 '독단적 밀실 결정'이라고 지적하는 목소리도 전공의 내부에서 나왔다. 사직 전공의인 류옥하다씨는 4일 '대통령-전공의 만남에 관하여'란 제목의 성명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박단 비대위원장의 만남 성사는 '젊은의사'(전공의, 의대생)의 의견이 수렴되지 않은, 박단 비대위와 11인의 독단적인 밀실 결정임을 알린다"고 했다.

박단 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은 이 같은 기류를 의식해서인지 윤 대통령과의 만남 이후 자신의 SNS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습니다"라는 한 줄짜리 메시지를 올렸는데, 협상이 잘 성사되지 않았다는 의미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의 탄핵이 운운 된 것에 대해 정진행 분당서울대병원 병리과 교수는 "비대위원장 자리가 너무 무겁다. 그래도 이용당하지 않았고, 대통령이 만나자고 하는데 거부하면 그것도 여론이 좋지 않았을 것"이라며 "전체 전공의들과 소통한 후 만났으면 후폭풍이 덜했을까"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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