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치성 癌에도 효과… '양성자 치료' 입증

난치성 癌에도 효과… '양성자 치료' 입증

정심교 기자
2026.04.09 04:20

삼성서울병원 연구팀, 간암사례 2000건 2년간 분석
중기 환자, 재발·악화 '98% 방지'… 생존율도 양호

문성호 국립암센터 양성자치료센터장이 피부암의 일종인 맥락막흑색종 환자에게 양성자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국립암센터
문성호 국립암센터 양성자치료센터장이 피부암의 일종인 맥락막흑색종 환자에게 양성자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국립암센터

암환자에게 '꿈의 치료기'로 불리는 '양성자빔'이 2007년 국내에 처음 도입된 가운데 기존 암치료법으로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한 난치성 암환자에게 양성자 치료가 암재발·악화를 막았다는 장기간의 추적연구결과가 잇따라 나와 주목된다.

8일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방사선종양학과 박희철·유정일 교수, 이정하 전공의 연구팀이 양성자로 치료한 간암사례 2000건을 분석, 유럽암학회지 최근호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대상은 간암치료의 국제 가이드라인(Barcelona Clinic Liver Cancer·BCLC)에 따라 '치료 사각지대'에 놓인 간암환자 1823명(중복치료 환자 포함)이었다. 이들은 종양의 위치, 기저 간기능, 기저질환, 고연령 등의 사유로 간암치료의 국제 가이드라인에 따른 표준치료(수술, 고주파 소작술 등)를 받을 수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치료 전 4차원 특수 CT(컴퓨터단층촬영)를 통해 암·장기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치료 시에도 실시간 호흡상태를 반영해 고정밀 양성자 치료를 시행했다. 2년간 양성자 치료성적을 살펴봤더니 간암이 재발·진행하지 않은 환자의 비율이 모든 병기에서 높게 유지됐다. 구체적으로는 △초기에 해당하는 BCLC 0기에서 95.5% △A기에서 93.9%△중기에 해당하는 B기에서 98.5% △그보다 더 진행된 C기에서도 87.6%로 높은 성적을 보였다.

전체 생존율도 3년 기준 △0기에서 81.1% △A기 65.5% △B기 45.5% △C기 37.2%로 기존 표준치료에 못지않은 양호한 성적을 올렸다. 연구를 진행한 박 교수(양성자치료센터장)가 "이번 연구결과는 기존 치료가 부적합했던 간암환자에게 양성자 치료가 높은 국소 제어율과 생존율을 기대할 수 있는 확실한 치료대안이라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양성자 치료란 양성자빔의 '브래그피크'(Bragg peak)라는 물리적 특성을 이용한 차세대 방사선 치료법이다. 브래그피크는 양성자의 고유한 특성으로 양성자를 강하게 쏘는 빔(양성자빔)이 사람 몸속의 정상조직을 투과해 암조직에 도달하자마자 막대한 양의 방사선 에너지를 쏟아부어 암세포를 죽인다. 그 직후 방사선 에너지가 급격히 사라진다.

쉽게 말해 빔을 쏴 몸속에 들어온 양성자는 암세포만 타격하고 순식간에 사라진다. 이는 기존 방사선 치료(X선 세기조절 방식)와 달리 정상조직에 쬐는 방사선량을 획기적으로 줄여 정상조직을 최대한 보호한다.

이런 장점 덕분에 양성자 치료는 식도기능을 보존해야 할 식도암 환자에게도 동아줄 같은 존재로 다가왔다. 현재 국립암센터 양성자치료센터는 식도암 환자를 대상으로 양성자 치료 임상연구 결과를 진행 중인데 유의미한 성과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을 포함, 전세계가 수십 년간 효과·안전성을 계속 검증한 입자방사선 치료는 현재까지 양성자 치료가 유일하다. 국내에서 양성자 치료는 건강보험이 적용돼 암환자들의 경제적 부담까지 줄여줬다. 병원가에서도 양성자 치료성적을 높이기 위한 투자가 늘고 있다. 2007년 양성자 치료기를 국내에 처음 도입한 국립암센터는 내년 최신기술이 적용된 국내 최고수준의 '차세대 신형 양성자치료기'를 설치해 2028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치료에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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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의료헬스팀장 정심교입니다. 차별화한 건강·의학 뉴스 보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現 머니투데이 바이오부 차장(의료헬스팀장) - 서울시의사회-한독 공동 선정 '사랑의 금십자상(제56회)' 수상(2025) - 대한의사협회-GC녹십자 공동 선정 'GC녹십자언론문화상(제46회)' 수상(2024) - 대한아동병원협회 '특별 언론사상'(2024) - 한국과학기자협회 '머크의학기사상' 수상(2023) - 대한이과학회 '귀의 날 언론인상' 수상(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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