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칙 개정 막아 의대증원 스톱" 부산대 전략, 확산될까

정심교 기자, 구단비 기자
2024.05.08 17:10
(부산=뉴스1) 윤일지 기자 = 7일 오후 부산대 대학본부에서 의과대학 증원 관련 학칙 개정을 위해 교무회의가 열린 가운데 오세옥 부산대 의대 교수협의회장이 의대 증원 반대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부산대 언론사 채널PNU 제공) 2024.5.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부산=뉴스1) 윤일지 기자

부산대가 '학칙 개정'을 불발시키는 방법으로 의대 증원을 막으려는 시도를 했는데 전국 의대가 학칙 개정 불발 움직임에 연달아 동참할지 주목된다. 의대 정원을 늘리려면 학칙을 개정해야하는데 부산대는 이 학칙의 개정을 막는 방법으로 의대 증원을 저지하려는 첫 시도를 했다. 학칙 개정 불발 사태에 대해 교육부는 "시정명령을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학생 모집 정지 등 행정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국립대 의대도 학칙 개정 반대에 나설수도 있어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부산대 의대 교수협의회는 8일 성명서를 내고 "부산대의 모든 공식 심의·결정 기구에서 의대 정원 증원 관련 학칙 개정안을 부결했다"며 "부산대에서 시작된 외침이 메아리가 돼, 정부 정책의 방향을 올바른 방향으로 바꿀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교수협은 "정부의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의대 정원 증원 절차와 증원의 과학적 타당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고 학생 대표, 직원 대표, 교수 평의원들, 교무위원들로부터 동의를 얻었다"며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하면서 일방 소통으로 진행하는 정책은 정당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부산대의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급격한 의대 정원 증원의 필요성과 절차적 타당성을 재검토해 지금이라도 올바른 방향으로 선회해야 한다"며 "정부는 혹시라도 편법적 교무회의 재의결 압박을 시도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당초 부산대 의대는 기존 정원이 125명이었는데, 정부로부터 배정받은 증원분은 75명이었다. 자율증원책에 따라 증원 최소 규모인 50%(38명)를 더하면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은 163명으로 확정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지난 7일 부산대가 학내 최고 심의기구인 교무회의에서 내년도 의대 정원을 163명으로 하는 학칙 개정안 투표에서 안건이 통과되지 않았다.

(부산=뉴스1) 윤일지 기자 = 7일 오후 부산대 대학본부에서 의과대학 증원 관련 학칙 개정을 위해 교무회의가 열린 가운데 의과대학생들과 교수들이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부산대 언론사 채널PNU 제공) 2024.5.7/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부산=뉴스1) 윤일지 기자

부산대의 의대 증원 관련 학칙 개정이 불발되면서 아직 학칙 개정을 앞둔 국립대 의대들은 대학 본부의 학칙 개정에 반대하는 움직임에 나설 가능성도 커졌다.

실제로 이날 오후 제주대 의대도 평의원회에서 의대 증원건을 부결했다. 전북대는 다음 주중 의대 증원 등이 포함된 학칙 개정안에 대한 심의에 착수한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교육부가 답해야할 부분"이라며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전의교협)은 이날 부산대가 의대 정원을 늘리는 내용의 학칙 개정안을 부결한 것에 대해 환영의 입장을 냈다. 전의교협은 성명서를 통해 "정부로부터 각종 불이익이 예상되는 상황 속에서도 불합리한 정책을 거부한 부산대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전의교협은 다른 대학에서도 부산대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의교협은 "지금부터는 부산대의 모범적인 사례를 본받아 학칙 개정을 위해 대학평의원회 심의를 선행토록 명시한 고등교육법을 준수해야 한다"며 "교육부는 시정명령·학생모집 정지 등 강압적 행정 조치를 취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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