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환자 10명 중 7명은 국가암검진 대상자에 해당하지 않고, 이런 이유로 실제 암 환자 중 검진받은 비율은 10% 미만에 그쳐 '검사 공백'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흡연력을 강조하는 검진 기준 탓이다.
26일 국민의힘 서명옥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 6월까지 폐암으로 진단받은 환자 17만3942명 중 폐암 국가검진 대상자는 4만6981명으로 30%가 되지 않았다. 이 가운데 실제 폐암 국가암검진을 받은 환자는 1만4109명으로 전체의 8%에 불과했다. 국가암검진의 수혜를 정작 폐암 환자 92%가 받지 못한다는 의미다.
폐암 국가검진 대상자가 되려면 54~74세 중 30갑년 흡연력(매일 1갑씩 30년간 흡연, 매일 2갑씩 15년간 흡연 등)이 있어야 한다. 폐암의 주요 원인을 흡연으로 제한하다 보니 '비흡연' 폐암 환자는 국가검진의 대상자에서 원천 배제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나라는 여성 폐암 환자의 80~90%, 남성 폐암 환자의 10~20%가 비흡연자로 알려져 있다.
암은 우리나라 사망률 부동의 1위다. 2022년 기준 전체 사망자(37만2939명) 중 22.4%에 해당하는 8만3378명이 암으로 사망했다. 이중 폐암 비율이 22.3%(1만8584명)에 달한다. 조기 발견이 어려워 수술이 힘들었을 때 진단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조정일 한국폐암환우회장은 "폐암은 조기 발견이 매우 어려운 데 폐암 국가암검진 대상자 선정기준은 흡연력에만 초점을 두고 있어 비흡연 폐암 환자는 검진 대상에서 배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폐암 검진 한 건당 비용은 12만2050원이다. 건강보험 가입자는 검진 비용의 90%를 건보재정에서 부담한다. 의료급여수급자는 본인부담금 전액을 정부가 낸다. 서명옥 의원은 "폐암의 조기 발견은 생명과 직결된 문제이므로 폐암 국가검진 대상자 확대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립암센터는 2022년부터 흡연 외 폐암을 유발하는 요인을 식별해 폐암 고위험군의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