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초기인데 3분의 2 절제? 합병증에 더 치여…대안 떠오른 이 수술

박정렬 기자
2024.12.06 11:18

[박정렬의 신의료인]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조기 위암 환자에서 위 하부와 유문 부위를 보존하는 '복강경 유문보존 위절제술'(LPPG)이 기존 표준 복강경 수술법인 '원위부 위절제술'(LDG)만큼 효과적이며, 생존율과 재발률에 차이가 없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을 통해 규명됐다.

서울대병원 위장관외과 이혁준·양한광·박도중·공성호 교수와 전 분당서울대병원 위장관외과 김형호 교수, 서윤석·안상훈 교수 등 국내 9개 기관의 연구진 16명으로 구성된 KLASS-04 연구팀은 수술받은 조기 위암 환자를 3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최근 위내시경 검진의 활성화로 위암의 70%는 조기에 발견되며, 이런 조기 위암 환자 10명 중 9명은 수술로 완치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수술 후 위장관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절제 부위를 최소화해 부작용을 줄이는 보존적 수술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복강경 원위부 위절제술(LDG) 및 복강경 유문보존 위절제술(LPPG) 모식도./사진=서울대병원

기존 표준 복강경 수술법인 원위부 위절제술은 위 하부와 유문(위와 십이지장 연결 부위)을 포함한 3분의 2를 절제한 후 남은 위와 소장을 연결하는 수술법이다. 위로 들어온 음식물이 소장으로 바로 내려가면서 설사를 유발하거나, 담즙이 역류하는 문제가 있다. 이런 부작용을 줄이고 위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여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위 하부와 유문을 남기고 위 중간부의 절반 정도만 절제하는 유문보존 위절제술이 고안됐다. 그러나 이제껏 두 수술법을 객관적으로 비교한 다기관 무작위 배정 연구는 세계적으로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위의 중간부에 조기 위암이 있는 환자 256명을 유문보존 위절제술(유문보존군)과 원위부 위절제술(원위부절제군) 그룹으로 나누고, 수술 결과를 추적 관찰했다. 1차 평가 지표는 수술 후 1년째 덤핑증후군(음식물이 소화되지 않은 채 소장으로 내려가 발생하는 복통, 설사, 저혈당, 땀 흘림 등 전신 증상)이었고 2차 평가 지표는 수술 후 3년간 추적한 합병증, 영양 상태, 재발률, 삶의 질 등이었다.

먼저 1차 지표인 덤핑증후군발생률은 유문보존군과 원위부절제군이 각각 15.8%, 13.2%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2차 지표인 영양 상태는 유문보존군이 원위부절제군에 비해 잘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수술 3년 후 혈액 검사로 평가한 헤모글로빈, 단백질, 알부민 수치 모두 유문보존군이 높았다.

합병증 발생률은 담석증(2.3% 대 8.6%), 역류성 위염(6.3% 대 17.8%)의 경우 유문보존군이 덜 발생했다. 반면 역류성 식도염(17.8% 대 6.3%), 위 배출 지연(16.3% 대 3.9%) 발생률은 유문보존절제군이 더 높았다. 전체적으로 합병증 발생률과 삶의 질은 두 그룹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는 게 연구팀의 결론이다.

(사진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위장관외과 이혁준 교수(1저자), 양한광 교수(교신저자).

두 그룹의 전체 생존율과 무병 생존율의 유의미한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다. 수술 3년 후 전체 생존율은 유문보존군과 원위부절제군에서 각각 99%, 100%였고, 3년 후 무병 생존율은 두 그룹 모두 99%였다. 전체 연구를 요약하면, 유문보존 위절제술 환자군이 표준 치료법인 원위부 위절제술 환자군에 비해 수술 후 영양학적 지표가 우수했고 합병증 발생률과 생존율은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 1저자인 이혁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위 중간부 조기 위암 환자 치료에 있어 비교적 최신 수술 기법인 유문보존 위절제술의 임상적 효과와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수술 후 삶의 질을 높이는 위암 수술 방법 개발을 위해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복강경위장관연구회가 진행한 이번 연구는 외과 분야의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지 '외과학 연보'(Annals of Surgery)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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