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에볼라 유행 조짐이 심상찮다. 지난달 30일 첫 확진자가 사망했고, 추가 확진자 8명은 입원 치료 후 지난 18일 전원 퇴원했지만 지난 20일 기준, 격리시설에서 관리 중인 접촉자는 58명이 남아있는 상태다. 문제는 감염됐다 나았더라도 타인에게 전파할 위험성이 1년 이상 이어진다는 것. 아프리카 여행객이 늘고 있어서 방심할 수 없다. 에볼라는 어떤 경로로 발생하며 얼마나 치명적인 질환일까.
에볼라는 에볼라바이러스(Ebola virus)에 감염된 급성 발열·출혈성 질환이다. 정확한 진단명은 '에볼라바이러스병', '에볼라출혈열'이다. 사람과 원숭이·고릴라·침팬지 등 영장류 동물이 에볼라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 발생률은 드물지만 한번 감염되면 치사율이 25~90%로 바이러스 유형이나 각국 보건의료체계 수준에 따라 편차가 크지만, 평균 60%에 달하는 중증 감염병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선 아직 감염자가 없지만, 질병관리청이 제1급 감염병으로 지정했다.
에볼라는 1976년 콩고민주공화국 에볼라강 근처 마을과 수단 외곽 지역에서 처음 발생해 유행하면서 학계에 보고됐다. 이후 2014년 이전까지는 콩고민주공화국·우간다·수단 등 아프리카 일부 나라에서 산발적으로 유행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2014~2016년 서아프리카(기니·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 등)에서 에볼라가 대규모로 유행했다. 이 기간 시에라리온에선 무려 1만4124명이 에볼라바이러스에 감염돼 3956명(치사율 28%)이 사망했고, 라이베리아에선 1만675명이 감염돼 4809명(치사율 45%)이 목숨을 잃었다. 기니에선 3811명이 감염됐는데 이들 중 66.7%인 2543명이 죽었다.
에볼라바이러스는 지름 80㎚(나노미터), 길이 800~1000㎚로, '과일박쥐'(박쥐의 한 종류)를 숙주로 삼아 증식한다. 과일박쥐는 세계에서 가장 큰 박쥐류로, 주로 과일·꽃꿀·꽃을 먹는 초식성 박쥐다. 여기서 살아가는 에볼라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전파되는 경로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동물에서 사람으로'의 전파다. 에볼라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을 사람이 사냥해 먹거나, 해당 동물과 직접 접촉했을 때다. 과일박쥐나 원숭이·고릴라·침팬지·영양 같은 영장류가 에볼라에 감염되는 사례가 발견된다.
두 번째 전파 경로는 '사람에서 사람으로'의 전파다. 에볼라 감염자,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의 혈액과 체액(피·침·땀·구토물·소변·대변·모유·정액)에 접촉했을 때, 감염 후 사망자의 시신을 부적절하게 처리할 때, 감염자의 모유를 먹었을 때 등이다. 감염자와의 성관계는 물론, 감염 후 회복한 사람과 성관계한 이후 2차 감염된 사례도 보고됐다. 회복 후 1년이 지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에게 전파했을 것으로 추정된 사례도 학계 보고된 바 있다.
에볼라바이러스는 체액의 종류에 따라 머무르는 기간이 다른데, 남성의 정액에선 무려 18개월(565일) 동안 검출됐으며 모유(16개월), 뇌척수액(9개월), 안구액(101일), 양수(38일), 소변(64일), 땀(44일), 여성의 질액(33일), 대변(29일), 눈물(28일), 침(22일) 순으로 머무른 사실이 확인됐다.
문제는 잠복기가 2~21일이라는 점. 바이러스에 감염됐지만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무증상 감염자'로부터의 전파 가능성도 배제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잠복기를 거치면 발열, 식욕부진, 무력감, 허약감이 나타난다. 이후 전신에 기운이 없어지고, 혈압·의식이 떨어지며 고열, 피로감, 무력감, 근육통, 심한 두통, 기침을 동반한 가슴 통증이 나타나며, 오심, 구토, 설사, 복통 같은 위장관 증상이 뒤따른다.
특히 발병하고 5~7일째에 구진 같은 피부발진이 나타나다가 피부가 벗겨진다. 이 시기부터 피부·점막에서 피가 난다. 얼굴·목·고환의 부종, 간종대, 안구 충혈, 인후통 등도 나타날 수 있다. 발병 10~12일 후부터 열이 내리고 증상이 호전될 수 있으나, 다시 열이 날 수 있다. 딸꾹질, 발작, 대뇌부종으로 인한 경련 사례도 보고되며, 백혈구·혈소판이 감소하거나 간 효소 수치가 증가할 수도 있다.
중증으로 이환하면 다발성 장기 부전, 패혈성 쇼크를 포함한 합병증으로 짧게는 6일 이내, 길어도 16일 이내에 사망할 수 있다. 문제는 아직 상용화한 에볼라 '특이치료제'와 백신이 없다는 것. 이 때문에 증상을 없애는 '대증 치료'를 시행한다. 수분·전해질 보충, 혈압 조절, 체내 산소농도 유지, 신부전 발생 시 투석 치료 등의 방식이다. 다만 2018년 8일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에볼라가 유행했을 때 세계보건기구(WHO)가 승인해 항바이러스제인 '파비피라비르'를 위험지역에 사용했는데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2020년 10월 첫 에볼라 치료제로 '인마제브'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됐고, 그해 12월 '에반가'도 승인됐다.
질병청은 선제적 검역 대응을 위해 26일부터 △우간다 △남수단 △르완다 △케냐 △콩고민주공화국 △탄자니아 △에티오피아를 에볼라바이러스병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해 입국자 검역을 강화한다. 이들 국가를 방문하고 발열, 식욕부진, 무력감, 발진 등 의심 증상이 있는 입국자는 검역관에게 Q-CODE(또는 건강상태질문서)를 통해 건강상태 등을 신고해야 한다. 귀국 후 잠복기(21일) 이내 발열, 식욕부진, 무력감, 발진, 허약감, 근육통, 두통, 구토, 설사, 복통, 이유를 알 수 없는 멍이나 출혈 등의 의심 증상이 있으면 1339 또는 보건소로 문의해 안내받아야 한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에볼라바이러스병은 호흡기 전파가 아닌 환자와의 접촉을 통해 전파된다"며 "에볼라바이러스병 유행국가를 여행하는 국민은 여행 시 과일박쥐·영장류·야생동물 등과의 접촉을 삼가고, 현지에서 장례식장 방문을 자제하고 의료기관에 방문할 땐 마스크 등 개인보호구를 착용해줄 것"을 당부했다.
도움말=질병관리청 '2025년 제1급 감염병(바이러스성 출혈열) 대응지침', 서울대병원 의학정보, 서울아산병원 건강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