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날인 4일 서울 시내 대형병원들은 혹시 모를 인명피해 대처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 선고 시 물리적 충돌과 사고로 4명이 사망하고 다수가 다치는 일이 있었던 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 이전부터 헌법재판소·국회·대통령 관저 등 물리적 충돌이 빚어질 수 있는 지역의 병원들은 서울시와 서울소방재난본부, 각 경찰서와 보건소 등과 연계해 비상 진료 방안을 수립해왔다.
먼저 대통령 관저와 가까운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순천향대서울병원은 탄핵 선고일 응급실에 근무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3명에서 6명으로 2배 증원한다. 응급 환자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간호사 역시 한시적으로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구급차의 원활한 통행을 위해 본관 주차장도 여유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기로 했다. 신경외과 등 다른 진료과도 응급 상황에 대비해 '온 콜' 상태를 유지한다.
찬반 진영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헌법재판소 인근 대학병원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강북삼성병원은 비상 상황 발생 시 응급 환자에 적절한 대응을 위해 전체 진료과가 비상 연락망을 구축했다. 응급실로 각 진료과 환자가 이송됐을 때 전문적인 치료가 빠르게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하고 협력을 강화했다. 강북삼성병원 관계자는 "특히 중증 외상, 심정지 등 치명적인 환자에 조기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은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응급 의료 체계를 유지하면서 경찰·소방 등과 긴밀히 소통할 예정이다. 다만, 정확한 의료 인력 증원 규모나 병상 확보 등의 조치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강남에 위치한 서울성모병원도 주요 집회 장소와는 거리가 있지만, 대규모 환자 발생과 대법원 등에서 집회·시위가 진행될 것에 대비해 응급실을 중심으로 대비 태세를 유지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환자 발생 시 대처를 위해 이날 덕성여대 종로운현캠퍼스·청계광장·한남 오거리·여의도공원에 각각 1개씩, 총 4개의 현장진료소를 운영하기로 했다. 각 진료소에는 관할 보건소 및 시립병원 의료진을 포함해 7명(의사 2명, 간호사 4명, 운전 1명)을 1개 조로 3일간 총 140명의 인력을 배치한다. 경증은 이곳에서 처치하고, 중증 환자는 초기 치료 후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