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본격화하며 주주가치 회복을 꾀한다.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는 제약 전문가인 김재교 대표(부회장)의 주도 아래 핵심 조직 재정비에 들어가는 등 '본업' 강화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15일 한미약품그룹에 따르면 최근 한미사이언스는 대내외 혁신 발굴을 위한 이노베이션 본부와 미래 신사업 개발을 전담할 기획전략본부 등 지주사 핵심 조직 구축을 완료했다. 1년간 지속된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 꼬리표를 뗀 직후, 신약 연구·개발(R&D) 등 핵심 성과를 가시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전문경영인 체제를 본격화한 바 있다.
현재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과의 협력과 시너지 극대화에 주력하고 있다. 2021년을 마지막으로 주요 신약 기술수출 소식이 없는 가운데, 한미그룹은 일명 '이노베이티브 듀얼 모멘텀'(Innovative Dual Momentum) 전략을 통해 '사업회사가 밀고 지주사가 당기는' 협력 모델을 구체화 중이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신약 기술이전 성과 창출을 목표로 한다"며 "한미약품 주도의 내부 역량 기반 R&D와 한미사이언스가 이끄는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파이프라인을 결합하려 한다"고 말했다.
전문경영인으로 영입된 김재교 대표는 취임 이후 공식 외부 행사 등은 최대한 자제하는 한편, 매일 아침 한미약품을 비롯한 계열사 대표 및 부문별 임직원과 만나 직접 소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내부적으로도 그룹이 안정화 시기에 접어들었단 평가가 나온다. 김 대표 주재 회의에 참석한 한미사이언스의 한 임원은 김 대표에 대해 "지주사가 해야 할 사업 방향성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1990년 유한양행 입사 후 경영기획과 글로벌 전략, 기술이전, 인수합병(M&A) 등을 30년간 총괄한 제약산업계 투자 전문가다. 2018년엔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 얀센(현 이노베이티브 메디슨)에 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를 1조40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하는 등 큰 성과를 끌어내기도 했다. 이후 김 대표는 2021년 메리츠증권에 합류해 IND 본부를 이끌어오다 올 초 한미사이언스 대표직을 맡았다.
업계에선 전문경영인인 김 대표가 실질적인 경영을 시작한 2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한미약품의 비만 및 대사이상 지방간염(MASH) 등 신약 관련 구체적 성과가 예상된다"며 "계열사인 제이브이엠은 사상 처음으로 해외 매출이 국내 매출을 넘어섰고, 또 다른 계열사 온라인팜도 종합 헬스케어 유통 기업으로서 도약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문경영인 체제 이후 그간 지연되거나 주춤한 사업이 재추진되고 있다"며 "분쟁 과정에서 빚어진 조직 내 혼란이 치유되면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기반을 마련 중"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