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라이 릴리, 美 항체 의약품 공장 매각…인력까지 넘기며 무게추 옮긴다

김선아 기자
2025.08.05 17:00
일라이 릴리 제품군별 매출 추이/디자인=윤선정

일라이 릴리가 신규 생산 시설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동시에 미국 내 항체 의약 공장을 매각하며 생산 네트워크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당뇨 및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의 폭발적 성장에 포트폴리오의 무게추를 확실히 옮기면서다. 향후 핵산 치료제 등 신규 모달리티(약물 전달 방식)에 대한 대규모 투자도 이뤄질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일라이 릴리는 미국 뉴저지주에 위치한 항체 의약품 제조 공장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현재 인수자와의 협상이 막바지에 돌입했으며, 해당 공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인력에 대한 고용 승계가 딜(거래)의 주요 목적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은 일라이 릴리가 미국 내 대규모 생산시설 투자를 발표한 가운데 진행돼 일라이 릴리의 전략 변화가 본격적인 생산 네트워크 및 인력 재편으로 이어지고 있단 분석이 나온다. 단일클론항체(mAB) 생산을 줄이고 펩타이드 약물과 저분자 화합물, 나아가 핵산 치료제로 대사 질환과 심혈관계 질환에서 승부를 보겠단 신호를 보내면서다.

이러한 전략 변화의 배경은 일라이 릴리의 주요 제품군 매출액 추이에서 파악할 수 있다. 일라이 릴리의 올해 1분기 실적을 보면 당뇨와 비만 치료제 제품군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67.6% 증가한 반면 항암제 제품군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7.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신경질환 제품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4.8% 줄었다.

특히 마운자로는 비만치료제(젭바운드) 기준으로 올해 1분기 23억1200만달러(약 3조211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의 성장세를 꺾는 데 성공했다. 이에 수년 간 일라이 릴리의 연구개발(R&D) 및 생산 역량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치료제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일라이 릴리는 지난 2월 270억달러(약 37조5273억원)을 투자해 미국 내에 주사제 치료제 생산시설 1곳을 포함한 4개의 제조 공장을 건설하겠단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의 정책 환경 변화는 이미 급증하고 있는 마운자로 수요를 더욱 키울 전망이다.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공공 의료보험 제도인 메디케어와 메디케이드의 보장 범위에 마운자로를 비롯한 GLP-1 계열 주사제를 체중 관리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까지 포함하는 시범 사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심혈관계 질환 등으로의 적응증 확장으로 새로운 시장에서의 추가 수요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일라이 릴리는 지난달 31일 제2형 당뇨병과 확진된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 질환을 가진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대규모 임상 결과를 공개했다. 이 임상을 통해 마운자로는 심혈관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등 주요 심혈관 사건(MACE-3) 발생률에서 트루리시티(성분명 둘라글루타이드)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일라이 릴리는 향후 심혈관계 질환에서 리보핵산(RNA), DNA 등 핵산치료제와 같은 차세대 모달리티(약물 전달 방식) 개발에도 도전할 전망이다. 지난 6월엔 유전자 편집 기술을 보유한 버브 테라퓨틱스를 인수한 바 있다. 이 회사는 콜레스테롤 수치 및 심혈관계 질환과 연관된 유전자를 타깃으로 하는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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